효명세자의 꿈, 전통 가무악으로 펼치다
ACC재단, 24일 예술극장2서 전통예술 가무악 융복합 공연 ‘효명외전’
2026년 10월 12일(월) 12:40
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24일 전통예술 가무악 융복합 공연 ‘효명외전’이 펼쳐진다. 지난해 진행된 쇼케이스 모습.<ACC재단>
열아홉 살에 나라의 정사를 맡은 세자가 있었다. 조선 후기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다. 그는 할아버지 정조의 뜻을 이어 예와 음악으로 나라의 질서를 바로 세우려 했다. 하지만 세도정치의 그늘은 짙었고, 백성의 삶은 고단했다. 짧은 생을 살았지만 궁중 예술을 꽃피운 문예군주로 기억되는 효명세자의 삶이 전통예술 융복합 공연으로 되살아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오는 24일 오후 5시 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전통예술 가무악 융복합 공연 ‘효명외전(孝明外傳)’을 선보인다.
‘효명외전’은 조선 후기 문예군주 효명세자의 삶을 역사 기록 바깥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본 작품이다. 왕세자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청년의 고독과 불안, 신념을 전통 춤과 소리, 음악으로 풀어낸다.
작품은 1827년 초봄에서 시작된다. 순조는 안동 김씨 세도의 힘을 누르고 왕권을 지키기 위해 아들 효명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맡긴다. 효명세자는 예와 악으로 조선을 바로 세우려 하지만, 탐관오리의 횡포와 백성의 탄식 속에서 점차 흔들린다.
무대는 효명세자의 내면을 따라 현실과 환상을 오간다. 창덕궁 후원과 규장각, 연경당 등 궁궐 공간은 세자의 꿈과 불안이 교차하는 장소로 그려진다. 신령한 짐승과 꾀꼬리, 그림자와 은하수 같은 이미지가 더해져 200년 전 청년 세자의 마음속 풍경을 오늘의 감각으로 보여준다.
전통 가무악을 바탕으로 한 무대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궁중정재 ‘춘앵무’를 새롭게 해석한 춤을 비롯해 도창과 이야기꾼의 소리, 전통 기악이 한데 어우러진다. 여기에 영상과 그림자극을 결합해 전통예술이 가진 정서와 현대적인 무대 언어를 함께 보여줄 예정이다.
‘효명외전’은 전통예술 공연인 동시에 기술을 활용한 실증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는 ACC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연구개발 사업으로 개발 중인 융복합 공연 기획·제작 플랫폼 ‘피봇(PiVOT)’이 활용됐다.
피봇은 공연 기획부터 장면 시각화, 무대 시뮬레이션, 제작 관리, 디지털 자산 활용까지 창작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창작진은 장면 구성과 무대 동선, 시각 이미지 설계 등에 이 플랫폼의 저작도구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 전 장면을 미리 시각화하고, 출연자와 오브젝트의 위치, 무대 구성을 가상 공간에서 검토할 수 있다. 또 전통예술과 관련한 동작, 이미지, 영상, 음원 등 다양한 자료를 디지털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어 창작 과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명규 ACC 재단 사장은 “‘효명외전’은 전통 가무악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이 융복합 공연 창작 과정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창작 방식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