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패러다임 전환과 통신기본권 강화를 통한 국민 신뢰 회복 약속
-AI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양자·위성통신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통신 인프라 고도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통신의 국민 신뢰·민생·미래를 위한 통신3사 공동선언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재헌 SK텔레콤 대표, 배 부총리, 박윤영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연합뉴스
[뉴스로드] 이동통신 3사가 최근 연이은 해킹 사태 이후 정부와의 첫 공식 회동에서 보안 강화와 통신기본권 확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한목소리로 약속했다. 정부는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주문하며 보안 패러다임 전환과 미래 네트워크 투자에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통신의 국민 신뢰·민생·미래를 위한 통신3사 공동선언식’ 겸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오늘은 통신 산업이 국민들께 신뢰를 회복하고 민생에 기여하며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지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일련의 해킹 사태로 통신사와 국민 모두 어려움을 겪은 만큼,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와 통신 3사가 함께 노력해 환골탈태 수준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통신 3사에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민생 기여를 위한 통신기본권 강화 △AI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단순한 사고 수습을 넘어, 통신을 국민 생활의 기본권 차원에서 재정립하고 미래 인프라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에 정재헌 SK텔레콤 대표, 박윤영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이통 3사 수장들은 각사의 보안 사고에 대해 잇따라 사과하며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국제 정세 등이 급격하게 변화해 경제 여건이 상당히 어렵다”며 “SK텔레콤은 당연히 정부의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를 비롯해 작년에 여러 어려운 점들과 국민께 심려를 끼친 일이 많았는데,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급변하는 미래에 통신 3사가 앞서서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특히 “업의 본질이 고객이라는 기본과 원칙에 따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규모감 있게 근간이 되는 AI 인프라 산업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쏟아부으려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킹 사태로 흔들린 신뢰를 보안 강화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로 되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취임 후 첫 공식 석상에 나선 박윤영 KT 대표는 통신기본권 강화에 강한 공감을 표했다. 그는 “부총리께서 강조한 통신기본권 정책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며 “KT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모든 국민이 고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누리실 수 있도록 통신비 부담 또한 덜어드릴 수 있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동시에 미래 통신 인프라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미래에 대한 준비 역시 확실하게 해나가 네트워크 운영에 AI 기술을 접목해 통신망의 안정과 효율을 극대화하고, 미래 산업의 기반이 되는 새로운 네트워크 5G 위성 통신 양자 통신의 핵심 기술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역점 사업으로 ‘AX(AI 전환)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꼽으며 “AI라는 주인공이 우리나라에서 마음껏 발전하고 산업도 발전할 수 있도록 그 무대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말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통신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통신은 단순한 연결을 넘어 국민의 삶과 직결된 핵심 인프라로서 엄중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며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의 기본인 ‘보안, 품질,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이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면서 “AI 인프라를 강화하고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보안 강화 조치도 내놨다. 홍 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13일부터 시행되는 국제가입자식별번호(IMSI) 노출 우려에 따른 전 고객 대상 무상 유심(USIM) 교체 및 업데이트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법적 요건은 있지만 보안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 IMSI와 관련해 유심 업데이트와 무료 교체를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IMSI를 가입자 휴대전화 번호 기반으로 부여해 보안 취약점이 제기된 바 있다. 회사는 국가·산업 표준을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선제적 유심 교체를 통해 “사후 대응에서 예방 중심으로” 보안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해킹 사고의 직접 당사자였던 KT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박윤영 대표는 “어깨가 너무 무겁고, 그 책임감을 무겁게 생각해 국민과 고객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신망 안정성과 보안 강화를 전면에 내세워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다.
이날 간담회는 배경훈 부총리 취임과 이통 3사 신임 최고경영자(CEO) 체제 출범 이후 처음 마련된 공식 회동이다. 정부와 통신 3사는 공동선언식을 통해 보안 강화, 통신기본권 보장, AI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 확대를 축으로 한 ‘신뢰·민생·미래’ 전략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는 향후 통신사의 보안 투자와 요금 정책, AI·양자·위성통신 등 미래 인프라 구축 계획을 면밀히 점검하며, 통신 서비스의 공공성과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통신 3사는 해킹 사태를 계기로 ‘환골탈태’ 수준의 체질 개선을 예고한 만큼, 실제 실행력과 성과가 향후 통신 산업에 대한 국민 신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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