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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화장품 넘어 '기기' 파는 K-뷰티...디바이스로 무게중심 이동

한 번 기기를 구매한 소비자가 전용 화장품을 반복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AI 피부 진단과 앱 연동... 최근에는 후속 제품 '부스터 프로 X2'를 출시해 듀얼 케어와 마스크 모드, AI 모드 등을 추가하며 개인 맞춤형...

화장품 넘어 '기기' 파는 K-뷰티...디바이스로 무게중심 이동

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슬로우에이징 트렌드 확산과 함께 홈 뷰티 디바이스가 화장품의 뒤를 잇는 K-뷰티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일상 속에서 꾸준히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고가의 피부과 시술을 대체할 수 있는 홈케어 기기 시장도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메이크온 ‘온페이스’와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와 '젬 소노 테라피 릴리프' (사진=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전년 대비 11.3% 성장한 144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에스테틱 기술의 소형화와 개인 맞춤형 케어 수요가 맞물리며 2030년에는 218억 5000만 달러(약 3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확대에 맞춰 뷰티 기업들의 전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화장품 판매에 머물지 않고 디바이스와 전용 앰플, 패치, 앱 기반 서비스를 결합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한 번 기기를 구매한 소비자가 전용 화장품을 반복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AI 피부 진단과 앱 연동 기능을 통해 피부 상태와 사용 습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주요 뷰티 기업들도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지알(AGE-R) 결합형 디바이스 제품군 사진. (사진=에이피알)

◆ 시장 선두 에이피알, 글로벌 시장 판 키웠다

홈 뷰티 디바이스 대중화를 이끈 대표 기업으로는 에이피알(APR)이 꼽힌다.

APR은 2022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을 론칭한 이후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 고주파(RF), 미세전류(EMS), 일렉트로포레이션(EP), 집속초음파(HIFU) 등 병원급 피부 관리 기술을 가정용으로 구현한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 외연을 넓혔다.

대표 제품인 ‘부스터 프로’는 화장품 유효 성분의 흡수 효율을 높이는 기능과 탄력 관리 기능을 결합해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후속 제품 ‘부스터 프로 X2’를 출시해 듀얼 케어와 마스크 모드, AI 모드 등을 추가하며 개인 맞춤형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국내외 누적 판매량은 2024년 중반 기준 4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 6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 비중도 60%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K-뷰티 디바이스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차세대 전자피부 플랫폼 스킨사이트 기술. (사진=아모레퍼시픽)

◆ 아모레·LG생건, AI·의료기기 결합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자사가 보유한 스킨케어 연구개발 역량에 AI와 의료기기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 비올메디컬과 손잡고 전문 시술과 홈케어를 잇는 통합 뷰티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에너지 기반 디바이스(EBD) 기술을 자사 스킨케어 역량과 연계해 프리미엄 홈뷰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기술력을 적극 알리고 있다. CES 2026에서는 MIT와 공동 개발한 전자피부 플랫폼 ‘스킨사이트’를,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는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프리미엄 기기 ‘온페이스’ 등을 선보이며 기술 경쟁력을 부각했다.

LG 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하드웨어 브랜드 운영권을 직접 가져오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LG전자로부터 홈 뷰티 기기 ‘LG 프라엘’의 운영권을 인수한 뒤 화장품 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인수 후 첫 제품으로 선보인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는 미국 아마존에서 안티에이징 디바이스 부문 1위에 오르며 시장 반응을 얻었다. 이어 CES 2026에서는 6만명 규모의 피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웨어러블 기기 ‘하이퍼 리쥬버네이팅 아이 패치’로 혁신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뷰티테크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CES 2026 뷰티테크 부문과 디지털헬스 부분에서 각각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수상한 ‘스카 뷰티 디바이스’ (사진=한국콜마)

◆ 한국콜마·코스맥스, 제조 넘어 ‘뷰티테크 플랫폼’으로 확장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기존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사업을 넘어 뷰티 디바이스와 AI 기반 솔루션 영역으로 사업 축을 넓히고 있다.

한국콜마는 CES 2026에서 AI 기반 ‘스카 뷰티 디바이스’로 뷰티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화장품 업계 최초로 최고혁신상을 받은 사례다.

이 제품은 상처 부위를 스마트폰 앱으로 촬영하면 AI 알고리즘이 상처 유형을 12가지로 분류하고, 치료제와 커버 메이크업 파우더를 정밀 분사하는 원스톱 통합 디바이스다. 치료와 미용을 하나의 기기에서 해결하는 구조로, ODM 기업의 역할을 넘어 디지털 헬스와 뷰티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알린 셈이다.

맞춤형 멀티 디바이스 ‘맥스페이스’ (사진=코스맥스)

코스맥스도 디바이스와 맞춤형 화장품 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CES 2026에서 스킨케어와 색조 제품을 한 기기에서 즉시 제조할 수 있는 맞춤형 멀티 디바이스 ‘맥스페이스’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피부 진단부터 제형 제조까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올인원 시스템으로, 향후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매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서울대·도쿄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초음파, 전류, LED 등 디바이스 자극에 반응하는 스마트 전달체 기술도 개발 중이다. 특정 환경에서 활성 성분을 선택적으로 방출하는 고분자 나노 전달체를 활용해 디바이스 전용 앰플과 스마트 패치, 지능형 마스크팩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뷰티 기업의 경쟁력은 화장품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를 넘어 얼마나 오래 소비자를 자사 루틴 안에 머물게 하느냐로 바뀌고 있다”며 “디바이스는 그 자체로 수익원이면서 동시에 화장품 재구매와 데이터 축적을 이끄는 핵심 허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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