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김승기 기자] 홍콩이 글로벌 금융 중심지를 넘어 인공지능(AI)과 스타트업 기반 혁신 거점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웬디 초우 홍콩투자청 디지털 기술 및 데이터 인프라 팀장. [사진=김승기 기자]
자본 조달, 데이터 활용,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결합한 구조를 앞세워 한국 ICT 기업 유치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4일 서울에서 열린 홍콩투자청 기자간담회에는 웬디 초우 디지털 기술 및 데이터 인프라(DT&DI) 팀장과 킨더 추 스타트업팀 담당관이 참석해 홍콩의 산업 전략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홍콩의 투자 환경과 글로벌 확장 거점으로서의 강점을 알리고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 허브 기반, 글로벌 확장 거점으로 전략 전환
초우 팀장은 “홍콩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에 최적의 거점이 될 수 있는 도시”라며 “자본과 정보, 인재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개방형 구조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세계 3위, 아시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IPO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홍콩 증권거래소는 글로벌 자본과 중국 본토 자본을 동시에 연결하는 ‘스톡 커넥트’ 구조를 통해 자금 조달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금융 기능을 넘어 글로벌과 중국을 동시에 잇는 자본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보여준다.
2026년 1월 기준 홍콩에는 1만 개 이상의 해외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글로벌 기업 유입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금융 중심지로서의 기반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홍콩투자청은 설명했다.
IPO·개방형 시장 구조, 스타트업 자본 접근성 강화
킨더 추 담당관은 홍콩의 경쟁력을 “자본이 모이고 빠져나가는 데 제약이 없는 구조”로 요약했다.
그는 “홍콩은 IPO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익이 없는 기술 기업도 상장이 가능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술 기업이 수익 창출 이전 단계에서도 시장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성장 초기부터 자본시장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스타트업 생태계와 차별화된다.
또 자본, 인재, 상품, 정보의 이동이 자유로운 개방형 경제 체제와 자유무역항 구조 역시 기업 활동의 제약을 낮추는 요소다. 여기에 법인세 8.25~16.5% 구조, 부가가치세 및 자본이득세 부재 등이 결합되면서 운영 부담을 낮추는 환경이 형성돼 있다.
금융·기술·중국 연결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홍콩은 금융 중심지에 기술 산업을 결합하며 스타트업 허브로 확장하고 있다.
킨더 추 담당관은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대학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가 이미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홍콩 스타트업의 약 33%는 해외 창업자로 구성돼 있다. 이는 홍콩이 특정 국가 기반이 아닌 글로벌 창업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140개 이상의 인큐베이션·액셀러레이션 조직과 VC·PE 투자자, 대학 네트워크가 결합되면서 초기 창업부터 성장 단계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홍콩은 선전·광저우와 연결된 ‘대만구(Greater Bay Area)’ 전략의 핵심 거점이기도 하다. 기술은 중국에서, 자본은 홍콩에서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하나의 통합된 혁신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AI 인프라 확대·정책 지원, 글로벌 기술 허브로 도약
홍콩은 AI 산업을 미래 성장 축으로 설정하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초우 팀장은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통해 AI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컴퓨팅 파워가 현재 대비 약 36배 수준까지 확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와 초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도 병행되고 있으며 사이버포트와 과학기술단지 등을 중심으로 AI 기업 집적이 진행되고 있다.
또 공공 데이터 플랫폼과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데이터 활용과 실증 환경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 인프라 구축을 넘어 ‘개발–검증–사업화’까지 연결되는 구조에 가깝다.
여기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의 협력까지 더해지면서 기술 활용 환경 역시 개방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 기업 아직 적어”…유치 확대 본격화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 기업 유치 확대 필요성도 함께 언급됐다.
킨더 추 담당관은 “다른 국가 스타트업은 홍콩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며 “그래서 직접 한국을 방문해 홍콩의 기회를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투자청은 법인 설립, 시장 진출, 파트너 연결 등 전 과정을 지원하며 해당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고 전했다.
초우 팀장은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매우 높다”며 “홍콩을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은 금융, 기술, 중국 시장을 연결하는 구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자본과 인프라, 정책이 결합된 이 전략이 실제 기업 유치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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