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봉쇄 장기화 시 예측 보고서
유가 150∼180달러, LNG 150∼200%↑
석유제품 생산비 83%↑·전력 생산비 78%↑
2019년 7월 21일 무장한 이란 혁명수비대원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억류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임페로호를 점검하고 있다. 이란과 아랍 국가들이 마주하는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석유 무역의 핵심 통로로 미국과 이란 간 충돌 때마다 통제 가능성이 부각되는 국제 원유 교역의 대표적 뇌관이다. AP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한국 제조업 평균생산비가 11.8% 상승해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이 몰아친다는 국책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석탄·석유 생산비는 80% 폭등하고, 연쇄적으로 전력·가스 생산비도 77%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연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행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27%, 액화천연가스(LNG)의 22%가 통과하는 핵심 '초크 포인트'(choke point·병목지점)다.
연구원은 해협 봉쇄가 3주 이내일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5∼125달러로 오르고, LNG 가격은 60∼90% 상승을 예상했다. 해협 봉쇄가 1∼3개월로 길어지면 유가는 120∼160달러, LNG 가격은 100∼140%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해협 3개월 이상 봉쇄 시 화학제품 생산비 15% 상승"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나리오별 원유와 LNG 가격 전망. 산업연구원
봉쇄가 3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파장은 더 커진다. 유가가 150∼180달러로 치솟고, LNG 가격은 추가로 150∼200% 폭등할 수도 있다.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유가가 2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한국은 원유·LNG 등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해협 봉쇄 장기화 시 발전·도시가스·정유 산업에 큰 충격이 예상되고, 공급망 전반과 제조업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2023년 연장표)를 활용한 균형가격모형(LPM) 분석 결과, 해협 봉쇄가 3주 이내 종료 시 한국의 전 산업 평균생산비는 4.21% 상승한다. 제조업 생산비는 5.4%, 서비스업 생산비는 1.4%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봉쇄가 3개월 이상 길어지면 산업 평균생산비는 9.4%, 제조업은 11.8%, 서비스업은 3.1% 뛸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자동차 충격 덜하지만 안심 못 해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나리오별 산업 생산비 추정 상승률. 산업연구원
산업별로는 석탄 및 석유제품 생산비가 해협 봉쇄 3주 이내 38.54%, 봉쇄 1∼3개월은 60.40%, 3개월 이상 장기화 시 82.98%까지 치솟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 가스 및 증기 생산비 역시 봉쇄 3주 이내 33.37%, 1∼3개월 53.36%, 3개월 이상 77.71% 상승이 전망됐다.
화학제품은 3개월 이상 봉쇄 시 생산비 상승률이 14.84%, 비금속광물제품은 12.09%, 운송서비스 및 1차 금속제품은 8.92%, 광산품은 8.45%, 목재·종이·인쇄는 7.42%로 예상됐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에너지 가격 직접 투입 효과만 반영한 분석 결과라 핵심 원자재 물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실제 충격은 추정치보다 더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와 제조업 원자재 공급망 전반에서 중동 의존도가 높아 복합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에너지원·원자재 조달을 다변화하고 에너지와 산업재 공급망을 통합 관리하는 등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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