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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팹 유력 후보지”…이 동네 부동산 벌써 뛰고있다
중앙일보
경기도 용인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장이 들어설 장소와 착공 일정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가 구체적인 반도체 공장입지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 곳곳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와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통해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양사는 호남 지역에 각각 400조원씩 투입해 반도체 팹(공장) 2기씩을 짓겠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구체적인 팹 건설 지역은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광주”를 후보지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서남권”이라고만 언급했다.
이를 놓고 호남권에선 “현재 상황은 최종 반도체 공장 부지를 확정하기 전 단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번 입지를 결정하면 수십년 간 반도체 생산 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부지 규모와 전력·용수 등 인프라, 정주여건 등을 최종 검토 중이라는 분석이다.
초대형 전력 소비 산업인 반도체 팹은 안정적인 전력망과 하루 수십만~100만t 규모의 산업용수 공급, RE100(재생에너지 전용) 대응 인프라 등이 두루 갖춰져야 한다.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권에 반도체 생산공장(팹)을 만들겠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반도체 공장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군공항 일원(왼쪽부터)·광주 첨단 3지구·전남 해남군 산이면 솔라시도 부지 모습. 연합뉴스
반도체 공장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전남 지역 내 부동산 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현재 호남 반도체 공장의 후보지는 광주 북구와 전남 장성군에 걸쳐 조성 중인 ‘첨단3지구’와 군공항 이전이 추진 중인 광주공항 부지, 광주 빛그린 산업단지, 전남 해남의 솔라시도 등이 꼽힌다.
이중 첨단3지구는 1~2개월 전만 해도 수천만원대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쏟아졌던 아파트 분양권이 일제히 회수됐다. 호남권 반도체 계획 발표 후 올해 입주 예정인 아파트들에 대한 매수 문의가 급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9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광주'를 직접 언급한 후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일대 모습. 뉴스1
일부 집주인들은 부동산에 내놨던 아파트 매도를 철회한 뒤 호가를 수천만원씩 올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이른바 ‘마피’ 매물을 내놨던 집주인들이 반도체 공장 유치설이 나오자 헐값 매도를 접고 집값을 올려 팔려고 나선 것이다.
첨단3지구는 향후 인공지능(AI) 관련 연구개발 인프라가 조성되고, 광주 도심과 가까워 교통망과 정주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또다른 반도체 공장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군공항 부지와 탄약고 인근의 아파트 미분양·미입주 물량에 대한 매수 문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첨단3지구와 인접한 장성군 일대도 토지 매수 및 주변 상권 현황 등을 묻는 외지인 등의 문의전화가 급증했다.
군공항 이전 부지는 826만㎡(약 250만 평)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 교통망과 용수 확보 여건도 뛰어나지만, 군공항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광주 지역 공인중개사 박모(54)씨는 “반도체 공장 유치 발표를 전후로 첨단3지구와 주변 지역에 대한 아파트 매수 전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며 “광주나 장성에 부동산을 사려는 문의 중 상당수는 외지인들인데, 장기간 침체됐던 광주 부동산 시장에 반도체 공장 유치가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광주특별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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