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산단, 2029년 3GW 첫 전력공급 확정
정부·전남광주특별시·한전·삼성·SK, 5기관 협약…800조원 클러스터 시동, 2단계 6GW 이상 확대
2026년 08월 12일(수) 15:40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에서 열린 ‘호남권·용인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전력공급 협약식’에서 김용관(왼쭉부터) 삼성전자 사장, 민형배 시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동철 한전사장, 염성진 SK하이닉스 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광주시 제공>
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설 호남 반도체 산단이 오는 2029년부터 3GW 규모의 전력을 우선 공급받는다.
정부와 전남광주시, 한국전력공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12일 800조원 규모 클러스터의 최대 걸림돌인 전력 공급 이행 로드맵을 5기관 공동 협약으로 확정했다.
전남광주시는 12일 서울 중구 한전 경인건설본부에서 ‘호남권·용인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전력공급 협약식’을 열고 호남 산단 협약 1건과 용인 국가·일반산단 협약 2건 등 모두 3건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민형배 전남광주시장, 김동철 한전 사장,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 염성진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6월 29일 정부가 내놓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5개 기관 공동 이행 문서로 못 박은 첫 사례다.
호남 산단의 예상 전력수요는 6.3GW로 한빛원전 6기 총 발전용량에 근접하는 규모다.
참여 기관은 초기 팹 가동 시점을 감안해 1단계로 3GW를 2029년부터 공급하고, 2단계에서 추가 설비를 구축해 누적 6GW 이상으로 확대한다.
1단계 공급선로는 산단 인근 345kV 신장성-신광주 선로에서 분기해 산단으로 끌어오고, 2단계 선로는 세부 기술 검토와 기업·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확정한다.
변전소는 1단계로 산단 안에 1곳, 2단계로 1곳을 추가 건설한다.
비용 분담 원칙도 명문화됐다. 1단계 사업비는 사용 비중에 맞춰 공공과 민간이 나눠 부담하고, 민간 몫 일부는 지난 11일 시행에 들어간 반도체특별법을 근거로 국가재정 지원 방안이 추진된다.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은 클러스터 기반시설 설치비를 총사업비의 50%에서 최대 100%까지 국비로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관별 역할도 뚜렷해졌다. 전남광주시는 송·변전 설비 인허가 신속 처리를 맡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력 공급 정책을 총괄한다.
한전이 설비 구축을 담당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비용 분담과 전력 사용을 약속했다.
전력 공급 일정이 확정되면서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의 ‘2029년 시간표’도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 10일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통해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전하거나 다른 군공항에 임시 분산배치하고 확보되는 부지부터 산업단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2029년 반도체 팹 1차 완공이 목표다. 군공항 전체 이전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활용할 수 있는 부지를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는 것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내년 산업단지 계획과 설계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면서 일부 부지에 대한 정비를 시작하고, 군공항 기능이 빠져나오는 시점에 맞춰 팹 건설을 본격화하게 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용수를 2030년까지 하루 65만t 규모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어 부지·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모양새다.
호남권 반도체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남광주시에 메모리반도체 팹 4기를 추가 건설하는 구상으로, 전체 투자 규모만 800조원에 달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기지를 호남까지 확장해 제2의 국가 반도체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무엇보다 이번 협약은 기업 투자에 앞서 가장 큰 선결 조건으로 꼽혀온 전력 문제에 정부가 공급 시기와 규모, 선로까지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는 2029년 전력 공급 계획과 군공항 부지 확보, 산업단지 조성 일정이 실제 기업의 팹 착공 시점과 얼마나 촘촘하게 맞물리느냐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속도전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향후 과제도 남았다. 광주 군공항 이전지 확보,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 수용성 확보, 지중화 구간 확대에 따른 사업비 증가 조정, 반도체특별법상 국비 지원 규모 확정 등이 잇따라 처리돼야 한다.
정부와 전남광주시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후속 인허가와 세부 설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는 신속한 전력 공급”이라며 “행정절차를 파격적으로 단축해 산단 건설에 맞춰 전력이 제때 공급되도록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민형배 시장은 “특별시는 전력망 구축 행정절차를 최대한 앞당기고 기반시설도 기업 투자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며 “공공과 민간이 하나가 돼 전남광주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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