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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의 시선] 서민 부담 늘리고 ‘부유세’ 얹은 정부 세제개편안의 허점

지난 주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직후 시장과 현장의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현장의 시선] 서민 부담 늘리고 ‘부유세’ 얹은 정부 세제개편안의 허점

김홍철 정경부 차장

지난 주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직후 시장과 현장의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당국은 조세 정의 구현과 공정 과세를 앞세우며 세제 합리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개편안은 서민들의 삶의 무게를 가중시키고 시장의 자율적 기능을 저해하는 엇박자 행보로 읽힌다.

우선 서민과 직장인들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간접세 및 소득공제 관련 개편안이 가져올 충격이 만만치 않다. 당장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호품이자 소상공인들의 대표적 매출원인 생맥주에 대한 주세 20% 감면 혜택이 올해 말로 7년 만에 최종 종료된다. 잔당 약 130원의 단순 세 부담 증가라 하지만,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에 시달리는 외식업계의 가격 결정 구조상 메뉴판 가격은 500원에서 1천원 단위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 퇴근길 직장인들의 소소한 위안마저 팍팍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대중교통 이용액 및 도서·공연비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 축소·폐지 방침까지 겹치면서 ‘유리 지갑’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수개월째 이어지는 고환율 기조가 시차를 두고 원자재 및 식자재 가격 상승이란 실물 물가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서민들의 숨통을 터주던 소소한 세제 지원 장치마저 하나둘 사라지면서 일상 현장에서 느끼는 가계의 실질 소득 감퇴 효과는 훨씬 증폭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부동산 세제 개편은 실거주 중심으로 과세 체계를 재편한다는 명분으로 고가 주택 및 비거주자에 대한 과세를 대폭 강화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끌어올려 부유세에 가까운 응능부과(능력에 따른 부과)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재정학계와 현장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주택을 오직 거주 여부로만 이분법적으로 접근해 징벌적 세제를 가하는 방식은 과거 수많은 시행착오에서도 증명됐듯 시장 왜곡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도권 및 주요 지역에 은퇴 후 집 한 채만을 보유하며 정착해 온 고령층은 별도의 창출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수직으로 상승한 보유세를 감당하지 못해 정든 터전에서 밀려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자산 형성 기회가 부족한 무주택 청년층은 엄격한 대출 규제와 거래 절벽 현상 속에서 정작 필요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불균형이 반복된다.

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담세력의 차이를 정교하게 반영하지 못한 채 보유세의 잣대만 높이는 정책은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뿐이다.

세제 정책의 핵심이자 최우선 가치는 예측 가능성과 조세 평등주의, 그리고 실물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는 세심한 균형감각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세 부담 경감과 경제 활력 제고를 외치던 이 정부 정책 기조가 세수 확보라는 현실적 한계 앞에서 손바닥 뒤집히듯 흔들린다면 국민과 시장 참가자들은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소비와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없다.

조세 정책이 서민 실생활에 밀접한 세제 공제 항목부터 줄여 세수를 메우고, 특정 자산 계층에 과도한 징벌적 세제를 부과하는 일손 쉬운 길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제라도 명분 위주의 과세 프레임에서 벗어나 세제 개편이 서민 가계와 시장 생태계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정교하게 다시 점검해야 한다. 민생 경제의 온기를 회복시키는 세제 정책의 본래 역할을 되찾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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