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뱅크 640만 고객·예금 120% 증가…현지 성과 수치로 확인
뱅크X 2027년 1분기 출범·몽골 CSS 이전…국가별 진출 차별화
카카오뱅크 해외 사업 속도가 조정됐다. 태국 가상은행 출범이 늦춰지고 신규 진출국이 추가되며 확장 방향이 재편됐다. 개별 프로젝트가 한 자리에서 정리되며 사업 단계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2026년 전략 및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카카오뱅크 해외 사업 속도가 조정됐다. 태국 가상은행 출범이 늦춰지고 신규 진출국이 추가되며 확장 방향이 재편됐다. 개별 프로젝트가 한 자리에서 정리되며 사업 단계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8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태국 영업 개시가 내년 1분기로 조정되고 몽골 진출이 공개됐다. 기존 계획과 달라진 일정이 확인되며 사업 추진 경로에 변화가 생겼다.
해외 사업은 국가별로 접근 방식이 다르다. 인도네시아는 투자와 서비스 협업을 병행하고, 태국은 합작법인으로 참여 범위를 넓혔다. 몽골에서는 신용평가 기술을 앞세운 새로운 형태가 더해졌다.
국내에서는 이용자 기반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넓힌다. 결제·투자 기능을 순차 도입하고 퇴직연금까지 확장한다. 송금 중심에서 자산 관리까지 이어지는 플랫폼 고도화가 동시에 추진된다.
인공지능(AI) 전략도 구체화됐다. 기능 확대보다 사용 편의성 유지를 우선한다. 서비스 증가로 인한 복잡함을 AI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발표는 해외 사업과 AI, 국내 서비스 확장을 동시에 담았다. 국내 플랫폼 기능이 확대되고 해외 진출이 병행되면서 사업 영역이 한층 넓어졌다.
◆슈퍼뱅크 640만·예금 120% 증가…뱅크X 2027년 1분기 출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운데)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슈퍼뱅크 티고르 M. 시아한 대표(Tigor M.Siahaan, 왼쪽), 뱅크X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대표 (Punnamas Vichitkulwongsa, 오른쪽)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미 변화가 수치로 확인됐다. 슈퍼뱅크는 자동저축과 게임형 기능을 결합해 이용자의 소비 패턴을 바꿨고, 소액 지출로 흩어지던 자금이 저축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고객 확대와 예금 증가로 이어졌다.
티고르 M. 시아한 슈퍼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기준 고객 수는 640만명”이라며 “단순하고 투명하며 유연한 서비스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이체 기반 저축과 참여형 기능이 맞물리며 초기 이용자 유입 속도를 끌어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대출 50%, 예금 120%가 늘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8%로 올라섰다. 영업이익경비율(CIR) 역시 60% 아래로 떨어지며 이용자 확대와 수익성이 함께 개선됐다.
태국은 일정이 조정됐다. 이날 발표에서 뱅크X의 영업 개시는 내년 1분기로 미뤄져 당초 계획보다 시점이 늦춰졌다. 준비 기간이 길어진 만큼 초기 서비스 완성도와 시스템 안정성 확보에 중점을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뱅크X CEO는 “AI 기반 금융 어시스턴트를 통해 고객 재정관리를 지원하는 은행이 될 것”이라며 “저축을 일상화하는 기능과 개인화 서비스를 결합하겠다”고 말했다. 재무 코치 역할을 전면에 내세워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전략을 택했다.
수익성 목표도 제시됐다. 뱅크X는 CIR을 4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이는 현지 중형은행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운영 효율을 높여 절감한 재원을 금리와 수수료 정책에 반영하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몽골 CSS 수출 공식화…AI·스테이블코인 병행
이번 발표에서 몽골 진출이 새롭게 확인됐다. 카카오뱅크는 현지 금융기관에 대안신용평가모델(CSS)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이전하며 사업을 시작한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지분 투자 및 합작법인 방식이었다면 몽골은 기술 이전을 앞세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몽골이 먼저 협력을 제안했고 글로벌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파트너 적합성과 시장 성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다”고 말했다. 초기 자본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현지 금융사와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비스 확장과 AI 적용을 동시에 추진한다. 투자 탭과 결제홈을 순차 도입하고 퇴직연금 사업도 준비 중이다. 기능이 늘어나며 생기는 복잡함을 AI가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AI는 단순 검색이나 안내를 넘어 금융 전반에 적용된다. 이체와 모임통장 관리까지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연결하고,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안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AI 네이티브 뱅크’로 명명했다.
다만 확장 속도에 비해 검증 과제가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와 결제는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효과적이지만 수익 전환까지 시간이 걸린다. 최근 앱 접속 지연까지 겹치며 서비스 안정성 확보가 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해외 사업 역시 단계별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성과를 거뒀지만 태국은 출범 전이고 몽골은 초기 단계다. 각국 규제와 이용 습관이 다른 만큼 동일한 서비스가 그대로 통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발표를 실행 점검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의 이용자 확대 성과가 태국·몽골에서 재현될지, AI 전략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몽골 CSS 수출이나 태국 가상은행 모두 규제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사업”이라며 “기술 경쟁력보다 현지 인허가와 파트너십이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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