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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 "기로에 선 K-유통플랫폼, 규제보다 수출 전략 시급"

그는 2024년 한국 이커머스 거래액이 242조원에 달하고 쿠팡이 이 중 약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플랫폼과 네이버·G마켓 등 국내 경쟁자까지 얽힌 제로섬 구도가 심화돼 실질소득 감소 속...

[현장] "기로에 선 K-유통플랫폼, 규제보다 수출 전략 시급"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성장 둔화 속 글로벌 플랫폼 공세 심화

"K-콘텐츠 패키지 수출 및 옴니채널·역직구 맞춤형 인프라 시급"

2026년 4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장윤성 코트라 서비스산업팀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허지원 기자

국내 온라인 플랫폼 산업이 내수 성장 임계점과 규제 강화라는 내부 압박, 중국 C커머스와 글로벌 빅테크 공세라는 외부 압박이 겹치며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거래 규모 확대와 효율 중심의 기존 성장 공식이 한계에 이른 만큼, 앞으로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와 해외시장 확장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산업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학계와 업계는 한류와 K-소비재, 물류·유통 시스템을 결합한 ‘서비스 패키지 수출’ 전략과 플랫폼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정교한 입법·규제 설계가 국내 플랫폼의 전략적 유연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시장 진출 전략’ 토론회에서 학계·정부·업계는 한국 온라인 유통·플랫폼 산업의 현주소와 대응 과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온라인유통산업발전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온라인쇼핑협회(KOLS)가 주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원했다.

첫번째 발제를 맡은 이유석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온라인 유통산업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들며 ‘규모’와 ‘효율’에 의존해온 기존 플랫폼 성공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온라인 유통시장이 절대 규모는 커졌지만 성장률 둔화, 온라인 소매 침투율 50% 돌파 등으로 성숙기에 진입했고 이제는 거래량 확대보다 차별화된 가치와 경험을 제공해야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다면시장 플랫폼의 세 가지 축인 경로흐름 최소화, 간접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가 현실에서는 역설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차별화를 위해 물류·품질관리·고객응대 등 유통 기능을 직접 떠안는 플랫폼이 늘어나 ‘중개자’가 아니라 ‘재판매업자’에 가까워졌고 상품·판매자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소비자 탐색비용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음식배달·숙박·헬스케어 등 O2O(온라인 거래 후 오프라인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 오프라인 물리적 한계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도 단위 비용이 충분히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있어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도 짚었다.

그는 “플랫폼과 재판매업의 구분이 흐려지는 만큼 효율보다 통제력이 중요해지고, 정보의 양보다 질·개인화가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며 “플랫폼 유형과 비즈니스 모델별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 입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성숙기 시장에서 기업의 전략적 유연성을 가로막는 일률적 규제는 가격 경쟁 심화와 시장 구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어서 발제를 맡은 장윤성 KOTRA 서비스산업팀장은 성장 임계점에 이른 국내 환경과 보호무역 심화 속에서 유통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2026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이 0.6% 수준에 그치고, 온라인쇼핑 성장률도 2021년 21.8%에서 2025년 4.9%로 급락하는 등 한국 유통시장이 ‘저성장 뉴노멀’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고물가·고금리·인구 감소로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한 국내 소매시장 전체 성장세가 둔화되며 내부 성장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 팀장은 이러한 내수 한계를 돌파할 방안으로 ‘K-콘텐츠+K-소비재+유통 인프라’가 결합된 패키지 수출 전략을 제안했다.

한류지수가 1포인트 오르면 한류 연계 소비재 수출이 0.2% 증가한다는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라, 드라마·K팝 팬덤을 식품·화장품·패션 등 K-소비재 수요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가격 경쟁형 종합몰 전략으로는 성숙시장에 특화된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하기 어려운 만큼, 현지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공간, QR코드 연계 온라인몰 등을 결합한 ‘발견형 소비’ 기반 옴니채널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어 역직구를 통한 해외 진출에는 인프라 부족과 제도적 부담이라는 내부 제약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해외 소비자 대상 역직구 시스템과 현지 물류 거점, 콜드체인·풀필먼트 센터가 부족한 데다, 최근 미국의 800달러 이하 소액면세 폐지로 영세 중소기업 관세 비용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 팀장은 글로벌몰 구축과 다국어 번역, 해외 결제·배송 대행,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종합 지원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적으로는 중국 C커머스와 아마존 등 글로벌 공룡 플랫폼의 공세가 국내 플랫폼을 압박하는 또 다른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팀장은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가 저가와 면세 구조를 앞세워 국내 유통망과 제조업까지 파고들고 있어 한국 K-소비재가 글로벌 플랫폼에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토종 플랫폼이 하부 종속 체계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아마존·알리바바 등 글로벌 종합 플랫폼과의 가격·물류·브랜드 인지도 경쟁에서 뒤처지면 국내 기업이 내수와 수수료에만 매달려야 하는 악순환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토론에 나선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 성장 둔화와 규제 강화라는 내부 압박, C커머스·빅테크 공세라는 외부 압박이 겹치며 한국 플랫폼이 ‘샌드위치’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4년 한국 이커머스 거래액이 242조원에 달하고 쿠팡이 이 중 약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플랫폼과 네이버·G마켓 등 국내 경쟁자까지 얽힌 제로섬 구도가 심화돼 실질소득 감소 속 가성비·실용성 트렌드가 중국 플랫폼에는 기회, 고비용 구조의 국내 기업에는 구조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 임계점에 도달한 국내 시장에서 과도한 플랫폼 규제가 혁신 역량을 떨어뜨려 오히려 C커머스와 글로벌 공룡에 국내 시장을 내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조계 토론자로 나선 박종하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는 K-콘텐츠·K-POP·K-뷰티·K-방산이 정부의 전략적 지원을 통해 성장한 사례를 언급하며 K-커머스와 온라인 플랫폼 산업 역시 내부 제약을 줄이는 국가적 지원과 혁신 친화적 규제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프라인 규제를 온라인에 단순 이식하기보다 플랫폼 특성을 반영한 별도 기준과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을 갖추고 사전 규제보다 사후·자율 규제, 상생 인센티브 중심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와 컬리가 실제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은 애로 사항과 생존 전략을 공유했다.

서상범 무신사 대외협력실장은 일본 법인 설립·글로벌몰·조조타운 입점·중국 합작법인과 오프라인 매장 등 해외 진출 과정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각국 안전인증(특히 중국 GB 테스트) 비용이 큰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며 옥외광고·인증 비용 패키지 지원을 제안했다.

김시광 컬리 대외정책실장은 미국 Kurly Global Mall을 통한 K-푸드 역직구 사례를 들며 성장 정체와 규제·물류 부담 속 현장 어려움을 전했다.

김 실장은 컬리 해외 진출이 수억원대 인증·마케팅·물류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드는 직접 진출이 어려운 중소 식품기업에게 현실적인 수출 경로라는 점을 강조했다. 콜드체인 물류·역직구 시스템·해외 인증·마케팅을 아우르는 동반 진출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성장 임계점과 규제 강화라는 내부 압박, C커머스·글로벌 빅테크 공세라는 외부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는 가운데 한국 온라인 플랫폼 산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한류와 K-소비재, 물류·유통 시스템을 결합한 ‘서비스 패키지 수출’ 전략과 플랫폼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정교한 입법·규제 설계를 통해 국내 플랫폼의 전략적 유연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26년 4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이유석 공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허지원 기자

2026년 4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좌장을 맡은 이동일 전(前) 한국유통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허지원 기자

2026년 4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사진=허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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