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현대차그룹 방산업 재편, 현대로템 K2 밸류체인 완성하나

여기에 현대위아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II)와 AI 기반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까지 흡수할 경우, 기존 지상... 결국 방산이라는 제조 사업에서 벗어나 로봇, 전동화 부품, 스마트 제조 등 AI 기반 산업으로 구조 전환이...

현대차그룹 방산업 재편, 현대로템 K2 밸류체인 완성하나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위아의 방산사업부를 현대로템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룹 차원의 사업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위아와 현대로템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방산을 현대로템으로 일원화하고 현대위아는 로봇과 열관리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향이 이미 정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재편은 단순한 계열사 간 사업 이동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역할 재정의에 가깝다. 현대로템은 기존 전차·장갑차 중심 구조에서 핵심 화포 기술까지 흡수해 방산 밸류체인을 완성한다. 현대위아는 알짜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미래 모빌리티와 스마트 제조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게 된다. 효율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양사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방산 이원화 끝낸다…현대로템 중심 수직계열화 시동

그동안 현대차그룹 내 방산 구조는 현대로템과 현대위아로 나뉘어 있었다. 현대로템이 전차와 장갑차 등 완성 무기체계를 맡고, 현대위아가 K9 자주포 포신과 K2 전차 주포 등 대구경 화포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이원화로 인한 기회비용이다. 계열사 간 협업 체계이긴 했지만, 사업 주체가 분리돼 있어 원가 관리와 납기 대응, 부품 조달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구조개편이 실현되면 현대로템은 전차 플랫폼부터 주포, 포신까지 일괄 생산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핵심 부품을 내부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어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성 개선이 가능해진다. 납기 대응력 역시 강화된다. 방산 수출이 패키지 단위로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또 다른 이점은 사업 영역 확장이다. 그간 현대로템의 방산 사업은 높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특정 제품 의존도가 높은 구조였다. 최근 수년간 거둔 고수익 역시 폴란드 K2 전차 수출을 중심으로 실현됐다. 눈에 띄는 미래 먹거리는 현재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 차량 HR-셰르파 정도다.

현대위아 방산사업부를 흡수하는 것은 이러한 구조를 보완하는 카드로 해석될 수 있다. 화포 기술을 내재화하면 기존 K2 전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주포와 각종 화력 체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래 방산 계약은 무기체계 하나가 아닌 연계 무기체계와 MRO·기술이전까지 패키지로 묶이는 경향이 강하다. 현대로템 K2 역시 현대위아 화포 기술을 내재화하면 개발부터 후속지원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패키지를 완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현대위아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II)와 AI 기반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까지 흡수할 경우, 기존 지상 방산 중심 구조에서 원격 무기체계와 미래 첨단 방산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 확장이 가능해진다.

현대위아, 알짜 사업부 정리하고 미래 먹거리 집중

방산사업부를 매각하는 현대위아로선 체질 전환이 핵심이다. 그간 현대위아의 방산사업은 매출 비중은 크지 않아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방산사업부는 2025년 기준 매출 4000억원 수준으로 전사 매출의 약 5%를 차지했다. 반면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약 10%로, 전사 영업이익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작은 규모로도 높은 수익을 창출한 알짜 사업부인 셈이다.

그럼에도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전략이 자리한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룹사 사업 효율화 측면에서 사업부 매각은 합리적”이라며 “매각 현실화 시 추가 현금 확보를 통해 열관리, 공장 자동화 사업 관련 신사업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매각은 자동차부품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으로 사업 집중도 제고 작업으로 해석된다”며 “자산 효율성 개선과 미래 산업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이 가속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현대위아 방산사업부 가치를 최소 3700억원에서 최대 88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위아는 공작기계 사업 매각에 이어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확보된 자금은 이후 로봇과 열관리 사업 등 차세대 먹거리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로봇 분야에서는 물류 로봇, 무인주차 로봇, 무인지게차 등 산업용 로봇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다크 팩토리(사람의 개입 없이 가동하는 공장)’ 구현과 직결된다.

열관리 사업 역시 전기차 시대 핵심 기술로 꼽힌다. 배터리와 모터, 전장 부품의 열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은 주행거리와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다. 현대위아는 해당 분야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방산사업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현대위아 실적을 지탱해 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안보 위기를 타고 방산부문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 이후 차세대 먹거리의 성장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결국 방산이라는 제조 사업에서 벗어나 로봇, 전동화 부품, 스마트 제조 등 AI 기반 산업으로 구조 전환이 필요한 현대위아와, 방산부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현대로템의 눈높이가 맞은 셈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