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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대건설, 핀란드와 에너지 동맹..SMR 넘어 북유럽 열시장 겨냥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SMR과 에너지 저장 인프라를 데이터센터나 대규모 산업단지와 연계하는 모델도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핀란드...

현대건설, 핀란드와 에너지 동맹..SMR 넘어 북유럽 열시장 겨냥

북유럽 경제사절단과 차세대 에너지 협력 논의

SMR·히트펌프·열에너지 저장까지 접점 확대

국내 건설사들, SMR 수주 가시화 경쟁

2026년 4월 10일 서울종로구현대건설 계동 사옥을 방문한 빌레타비오 핀란드 외교통상개발부 장관이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왼쪽)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현대건설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이 기술 검토 단계를 넘어 실제 수주와 착공 가시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에너지 사업 전략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전력 생산 중심의 대형 원전에서 나아가 지역난방, 산업용 열 공급, 에너지 저장까지 아우르는 저탄소 인프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핀란드와의 협력을 앞세워 북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10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빌레 타비오 핀란드 외교통상개발부 장관을 비롯한 핀란드 대표단과 만나 차세대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이한우 대표이사를 비롯한 현대건설 주요 경영진과 빌레 타비오 장관, 유리 예르비아호 주한 핀란드 대사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지역난방용 소형모듈원전 기업인 스테디 에너지와 산업용 버너·히트펌프 생산기업 오일론, 열에너지 저장시스템 개발기업 엘스토르 등 핀란드 에너지 혁신기업들도 함께했다.

양측은 핀란드의 열에너지 기술과 현대건설의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결합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현대건설이 강점을 가진 플랜트·에너지 사업 수행 능력에 핀란드 기업들의 열 생산 특화 기술을 접목해 북유럽은 물론 글로벌 저탄소 에너지 인프라 시장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단순한 원전 수출을 넘어 ‘열에너지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테디 에너지가 헬싱키에 구축 중인 ‘LDR-50’은 전력 생산이 아닌 열 생산에 특화된 50메가와트(MW)급 SMR로, 지역난방과 산업용 증기 공급에 적합한 설비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 작동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것이 특징으로, 도심과 산업단지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히트펌프 역시 이번 협력에서 중요한 축이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이용해 외부의 열을 흡수한 뒤 난방이나 온수에 활용하는 고효율 냉난방 장치다. 공기열이나 지열을 활용해 기존 석유·전기 난방을 대체할 수 있어 탄소 배출 저감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

여기에 잉여 재생에너지를 열이나 증기로 바꿔 저장하는 열에너지 저장시스템까지 결합하면 전력 생산을 넘어 산업·수송·열 분야 전반의 탈탄소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핀란드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물론 산업·수송·열 부문까지 탈탄소 범위를 넓히고 있는 국가다. 현대건설이 이번에 핀란드 정부와 기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단순한 신규 수주 모색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 규제와 에너지 전환 목표를 가진 시장으로, 이곳에서의 사업 수행 경험은 곧 글로벌 저탄소 솔루션 시장에서의 기술적 검증과 신뢰 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핀란드와의 원전 협력 기반도 다져왔다. 지난해에는 핀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 포툼(Fortum),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핀란드 신규 대형 원전 건설 사업을 위한 사전업무를 수행해 왔고, 올해 3월에는 헬싱키에서 신규 원전 건설 심포지엄을 열어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이번 면담은 대형 원전 중심 협력에서 나아가 열 생산형 SMR과 히트펌프, 열 저장 등 차세대 저탄소 인프라 분야까지 논의를 확장한 후속 행보로 볼 수 있다.

SMR은 단순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주와 착공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대형 파이프라인이 형성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원천기술 기업과 손잡고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핀란드 포툼 등과 협력해 북미와 유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뉴스케일과 협력해 에너지 건설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DL이앤씨는 미국 엑스에너지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SMR 기본설계 단계에 진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뉴스케일과 엑스에너지 관련 주기기 제작 역량을 앞세워 본격적인 양산 체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시장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 대형 원전 수출이 공기업 중심의 패키지 방식으로 추진됐다면, SMR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해외 기술 기업과 직접 협력해 독자적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양상이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SMR과 에너지 저장 인프라를 데이터센터나 대규모 산업단지와 연계하는 모델도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핀란드 정부 인사와 에너지 혁신기업의 방문을 계기로 핀란드의 친환경 기술과 현대건설이 보유한 에너지·플랜트 사업 역량이 실질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중동 리스크로 각국의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진 만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분야 협력을 강화해 북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이번 핀란드 협력은 원전 수출의 연장선에 머무르지 않는다. 유럽의 까다로운 탄소중립 시장에서 열에너지라는 새로운 틈새를 선점하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려는 전략적 행보에 가깝다. 국내 건설업계가 SMR을 넘어 열 저장과 산업용 열 공급, 친환경 설비까지 사업 외연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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