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노동시장과 부의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올트먼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시사매체 더 애틀랜틱의 니콜라스 톰슨 CEO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예전만큼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강하게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최근 재조명되며 AI 시대의 분배 방식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올트먼의 입장 변화는 단순한 견해 수정이라기보다, 실제 실험 결과에 기반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비영리 연구기관 ‘오픈리서치(OpenResearch)’를 통해 2020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미국 텍사스·일리노이주 저소득층 3000명을 대상으로 월 1000달러를 지급하는 실험을 지원했다. 해당 실험에서 수혜자들은 소비를 늘렸고, 지출은 주거비·식비 등 기본 생활 영역에 집중됐다. 그러나 노동 참여 확대나 건강 개선 등 삶의 구조를 바꾸는 뚜렷한 변화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는 현금 지원이 단기적 안정망으로는 유효하지만, 장기적 불평등 해소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한계를 바탕으로 올트먼은 논의의 중심을 ‘얼마를 나눌 것인가’에서 ‘무엇을 나눌 것인가’로 옮기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AI가 만들어내는 생산성과 부의 증가분 자체를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현금 지급이 아니라, AI 컴퓨팅 자원 접근권이나 수익 구조에 대한 지분 참여를 통해 시민들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오픈AI도 지난 4월 발표한 정책 문서를 통해 ‘공공자산 펀드(Public Wealth Fund)’ 구상을 제시하며 AI 경제의 이익을 보다 넓게 배분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에서는 ‘AI 배당금(AI Dividend)’ 개념을 실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비영리단체들은 AI로 인해 소득 기회를 잃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이는 기존 복지 체계와는 다른 새로운 분배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 역시 “기술로 인한 피해를 사후 보상하는 접근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과 함께, 보다 근본적인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이 단순한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득을 어떻게 나눌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AI라는 생산수단을 누가 소유하고 통제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얼마를 지급할 것인가’가 아니라 ‘성장의 기반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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