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중학교 심영균 코치와 함께. (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
| 내외경제TV=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 최근 재능 기부를 위해 10년 만에 경기도 이천의 모가중학교를 다시 찾았다. 오랜만에 만난 김완수 감독의 환대 속에서, 이날 하루는 참으로 뜻깊고 뭉클한 인연의 연속이었다.
가장 먼저 나를 반긴 이는 곽동권 교장 선생님이었다. 그는 나의 삼성 라이온즈 현역 시절,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육상 선수로 활동하며 친구들과 내 경기를 여러 번 보러 왔었다며 옛 추억을 꺼내놓았다. 오랜 세월을 건너뛰어 교육 현장에서 다시 마주한 인연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 10년 만에 다시 찾은 모가중학교, 뭉클한 인연의 시작
하지만 이날 내 가슴을 가장 뜨겁게 만든 것은 10년 전 이곳에서 땀 흘리던 '어린 야구 소년'들이 어엿한 성인이 되어 보여준 눈부신 성장이었다.
첫 번째 감동의 주인공은 심영균 코치다. 10년 전 내가 직접 포수 지도를 했던 그 중학생이 이제는 모가중학교의 배터리 코치가 되어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중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소화하기 힘든 고난도 번트 시프트 훈련을 능숙하게 지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3루 쪽으로 굴러가는 번트 타구를 잡아 옆으로 비켜서서 던지는 대신, 곧바로 달려가 한 바퀴를 돌며 1루로 송구하는 플레이였다. 놀란 내게 심 코치는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감독님께서 재능 기부 오셨을 때 가르쳐 주신 플레이입니다. 그때 배운 것을 지금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그대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스승으로서 이보다 더 벅찬 순간이 있을까. 내가 뿌린 작은 씨앗이 10년 세월을 거쳐 훌륭한 지도자라는 열매를 맺은 것이다.
두 번째 주인공은 김완수 감독의 소개로 만난 모가중학교 출신의 임준서다. 심 코치와 동기인 그는 현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일본인 코칭스태프와 선수를 위한 전문 통역을 맡고 있다.
한화이글스 임준서 통역과 함께. (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
김 감독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중학교 졸업 무렵 이미 큰 뜻을 품고 일본 야구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중학생 나이에 어떻게 그런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을까.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니,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선진 야구를 배워, 언젠가 한국에 돌아와 후배들에게 그 야구를 전해주고 싶었다"라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일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겨울 한화 이글스의 일본어 통역사 모집에 당당히 합격하며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의 스토리를 듣는 순간, 내 몸에는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그가 바로 지난 12년간 내가 전국을 돌며 어린 선수들에게 목이 쉬어라 외쳤던 ‘야구의 또 다른 길’을 증명해 낸 살아있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 실패란 없다, 포기하지 않고 다가가는 자에게 열리는 새로운 길
나는 전국 순회 강연을 할 때마다 선수들에게 묻는다. "너희가 야구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몇 가지나 될까?" 처음엔 다들 대답을 머뭇거린다. 그동안 우리는 프로야구라는 거대한 ‘고목나무’만 우러러보았을 뿐, 그 나무를 지탱하는 땅속 깊은 ‘뿌리’들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면 인생이 끝난 것처럼 좌절하고 야구를 완전히 포기하곤 한다. 야구인 선배로서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과거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올 때, 나는 야구와 관련된 직업이 무려 22가지나 된다는 것을 정리한 바 있다. 그 자료를 직접 보여주며 "야구장 밖에도 너희들의 무대가 있다"라고 설명하면,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그제야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 22가지 길 중 하나가 바로 '전문 통역사'이다. 일반인이 야구 통역을 맡으면 단순한 언어 전달에 그치기 쉽지만, 야구를 직접 해본 선수 출신이 통역을 맡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야구의 미세한 뉘앙스와 전문 용어는 물론, 선수의 심리 상태까지 완벽하게 외국인 선수나 코치에게 전달할 수 있다. 임준서 통역사처럼 야구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이들이 늘어난다면,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120% 뽐낼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영어를 무기로 삼는 제2, 제3의 선수 출신 통역사들도 많이 탄생하리라 믿는다.
◆ "꿈은 포기하지 않고 다가가는 자의 현실이 된다."
프로에 가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이 아니다. 새로운 길을 상상하고 도전하지 않았기에 길이 보이지 않았을 뿐, 포기하지 않는 한 진정한 실패란 존재하지 않는다.
10년 전 모가중학교에서 함께 땀 흘리던 두 친구 중 한 명은 이제 훌륭한 지도자로, 다른 한 명은 프로 구단의 핵심 통역사로 성장했다. 야구라는 끈을 놓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이 두 청년을 보며, 나의 12년 외침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기회는 가만히 기다리는 자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먼저 다가가는 자의 몫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로를 고민하며 땀 흘리는 전국의 수많은 어린 야구 선수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Never, ever give up!"
▲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은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워 국내외에서 활발한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이자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발달장애인야구소프트볼협회 명예회장직을 맡아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들 모두에게 스포츠를 통한 교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
*내외경제TV에서 알립니다. 본 기사는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 및 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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