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입장’서 전시 진행 막은 ACC도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광주예술단체·예술인 27일 성명서 발표…대만관 명칭 복구 환영
광주비엔날레의 진정성 있는 사과, ACC의 책임있는 전시 협조 촉구
2026년 08월 27일(목) 11:25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미술축제다운 기획과 홍보, 운영 등 전시 전반에 걸친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비엔날레 포스터에는 대만관이 'NTMoFA 파빌리온'으로 표기돼있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전남 광주 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은 최근 광주비엔날레 측이 대만관의 명칭을 본래의 ‘Taiwan Pavilion’으로 복구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책임있는 전시 협조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27일 발표한 광주예술인 성명서에서 “우리는 광주비엔날레가 그 설립 취지와 광주 정신에 걸맞게, 어떠한 정치적, 외교적 억압이나 외부의 간섭으로부터도 온전히 자유로워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력히 확인한다”며 “예술은 국경을 넘어 소통하고 연대하는 장이다. 예술의 장은 외교적 타협의 도구가 아니라, 자유로운 담론과 실천이 교차하는 독립적인 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주비엔날레에서 대만관(Taiwan Pavilion)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은 단순히 하나의 파빌리온 명칭을 둘러싼 행정적 해프닝이 아니라, 예술이 국가 권력과 외교적 역학 관계 앞에 얼마나 쉽게 종속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중대한 사건이”이라며 “정치적 편의주의가 예술가와 큐레이터의 고유한 목소리를 검열하고 통제하려 했던 이 시도는 현대 예술의 존재 의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며, 시민으로서도 중대한 인간 존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예술의 본질적인 역할은 기존 체제가 그어놓은 낡은 경계에 질문을 던지고, 제도가 지우려 하는 목소리를 기꺼이 드러내어 대안적인 사유를 제시하는 데 있다”며 “특히 다양한 문화적 주체들이 모이는 광주비엔날레와 같은 국제 예술 이벤트는 특정 국가의 눈치를 보거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타협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주 예술인들은 전시의 장소를 제공하고 협력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그간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ACC는 문화예술을 지원해야 할 협력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자율성이나 큐레이팅의 입장을 존중하기보다는 오직 ‘행정의 입장’에서 전시 진행을 막아왔다”며 “현재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여러 기관 사이의 행정적·절차적 이유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판단과 대응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시 설치물 반입마저 막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행태는 제도의 틀로 예술의 목소리를 통제하려 한 심각한 권리 침해”라며 “ACC 측은 이러한 사태를 초래하고 지연시킨 사실에 대해 마땅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화예술기관의 역할은 행정적 절차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의 방법을 함께 찾고 예술가와 전시가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데에도 있기 때문”이라며 “ACC는 공식적으로 전시장 개방을 약속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단순히 공간을 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의 지연으로 발생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전시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부연했다.
예술인들은 광주비엔날레는 어떠한 정치적 억압이나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한 번 상기하고, 광주비엔날레 대만관(Taiwan Pavilion) 명칭 복구를 환영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예술인들은 이번 대만관 파빌리온을 통해 촉발된 검열 사태에 대해 광주비엔날레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다시는 검열 및 배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체성과 역할을 분명히 하고, 향후에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ACC 또한 편의주의적인 행정적 잣대로 전시 설치를 거부해 온 행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라고 주장했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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