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9일 입법예고…‘농축 우라늄 전용’ 미·국제사회 우려 불식
NPT 준수·IAEA 협조·10년마다 ‘안전관리계획’ 수립 등도 담겨
정부가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해 준비 중인 특별법에 핵무기 개발·제조·보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담기로 했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를 법으로 명시한 첫 사례다. 한국이 핵잠 연료인 농축 우라늄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8일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29일 핵추진잠수함의 획득·운영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특별법을 입법예고한다.
국방부는 특별법에 핵잠 사업의 기본원칙을 5가지로 규정했다. 이 중 첫 번째 원칙에 ‘핵무기의 개발·제조·보유 또는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핵물질 전용 또는 비확산 체계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된다.
이는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를 국내법에 담은 첫 사례다. 정부는 올해 5월 핵잠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겠다는 핵 비확산 원칙을 밝혔다.
핵잠 도입에 따른 국제사회와 미국 정부 및 의회의 핵무기 개발 우려를 불식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핵잠의 연료인 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제조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한국의 핵잠 추진을 경계하는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상당수 핵 비확산을 중시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특별법에 담긴 기본원칙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준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의 확인 절차 협조, 방사성물질로부터 국민안전 및 환경 보호, 핵잠 원자력의 안전기준 설정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10년마다 핵잠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방사능 재난 예방·대응 계획 등을 포함한 안전관리 기본계획도 10년마다 수립하도록 했다.
핵잠 사업은 대형 무기체계 획득사업 착수 전 거쳐야 하는 사업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조항도 특별법에 포함됐다. 연구·개발, 시험평가 기간을 단축하거나 방위사업 계약에서 원가 산정 규정을 달리 적용하는 특례 조항도 특별법에 담겼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로 정부는 농축도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하는 한국형 핵잠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당시 양국은 한국의 민간용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원칙에도 합의했다.
정부는 핵잠 외에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와 관련해서도 핵 비확산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외교부의 임갑수 한·미 원자력협력 정부대표는 지난달 1일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 보낸 ‘한·미 원자력협력 협상 동향과 추진 방향’ 영상에서 “우리의 농축·재처리는 오로지 상업적이고 평화적 목적에서 추진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는 등 핵에너지를 둘러싼 전략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 내 핵 비확산 의지가 유지된다고 본다. 정부는 미국 내 인사들의 핵 비확산 의지 표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존 케네디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3일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앞으로 우라늄 농축을 할 가능성만으로도 중동은 물론 다른 지역의 균형까지 바뀔 수 있다”며 “일본과 한국에서도 핵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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