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국민연금 첫 보험료 지원 확대해야”…예결위 공청회서 대상 형평성 지적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지원 대상 확대 필요성 관련 제시된 화면이다. 사진=강민혜 기자
[주간한국 강민혜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공청회에서 청년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가 내년부터 18세가 되는 청년에게 첫 보험료를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기존 19~26세 청년들까지 지원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광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정부 예산과 1700조원 규모의 연기금, 3800조원 규모의 국가자산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의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공청회”에서 청년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제도의 적용 범위를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생애초 국민연금 18세에서 26세까지 지원한다”며 “요즘 청년들이 사실 일자리도 어렵다”고 했다. 또 “가정 형편에 따라 부모가 자녀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대신 납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들은 연금 가입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며 “국민연금 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노후에 더 많이 지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청년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사업에는 189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내년에 18세가 되는 2009년생부터 지원받을 수 있으며 해당 청년들은 18~26세 기간에 신청할 수 있다. 내년에 이미 19~26세가 되는 청년들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박 의원은 지원 범위가 실제로는 내년에 18세가 되는 청년에게 우선 적용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원 대상을 기존 청년층까지 확대할 경우 필요한 재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18~26세 청년을 “약 458만 명”으로 언급하면서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을 넓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의견 진술인으로 참석한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저는 국민연금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전제한 후 “인공지능(AI)이 들어오면서 사실 청년들에 대한 일자리가 더 줄어든다”고만 에둘러 답했다.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에 재정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 사진=강민혜 기자
이날 공청회에서는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의 필요성과 재원 운용 방식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가 장기간 지속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짚었다. 김 의원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하면서 “반도체 관련 세수가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고령화에 따른 중장기 지출 압력에 대비해야 된다”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어쨌든 빚을 감내 쓸 거냐 아니면 미래를 위해서 투자할 거냐라는 게”라며 재정투자와 국가채무 관리 사이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지금 이제 역사적 사례로 실패한 사례만 말씀을 하셨는데 혹시 성공한 사례, 미래 대응 기금과 관련해서 성공한 사례는 없었나”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민간이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미래 산업 기반에 대한 정부 투자 필요성도 거론했다.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개발 기간이 긴 공동 연구시설과 실증시설, 전력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 문제를 제기했다. 사이버보안 분야의 예산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통신사 등에서 발생하는 해킹 피해를 거론하면서 “이번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저는 좀 더 재검토를 하고 그에 필요한 예산이 더욱더 수반돼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용갑 민주당 의원이 대상 확대 필요성을 제시한 화면이다. 사진=강민혜 기자
반면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의 재원 조달과 운용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배 의원은 “정말 터무니가 없다”며 기금 신설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금 미래를 대응한다고 해놓고서 지금 여유자금을 104조원을 쌓아놨는데 정부부채는 채권을 더 발행해서 106조원을 지금 만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초과세수가 발생하면 국가채무 상환 등 기존 재정 운용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배 의원은 “그래서 국가재정법 이건 위반”이라며 별도 기금에 대규모 자금을 적립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거론했다. 그는 “지방주도 성장하자고 그러는데 교육감 협의회,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다 반대한다”며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른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현재 땜빵 기금”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기금의 사업 구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농어촌 기본소득과 청년 지원사업, 수당 성격의 지출 등이 미래대응기금에 포함된 점을 거론하면서 일반회계 사업과 별도 기금 사업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김 의원은 미래 산업과 사이버보안 등에 대한 재정투자 필요성을, 배 의원은 기금 신설에 따른 국가채무와 지방재정 영향을 각각 질의했다.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 계획에 따르면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 세수를 활용해 청년과 미래 성장동력, 지방 및 인재 분야에 투자하고 일부 재원은 향후 재정 수요에 대비해 적립할 계획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국민연금 지원 확대와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관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예산 조정이나 기금 운용 방식 변경은 확정되지 않았다.
예결위는 이날 공청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종합정책질의와 부처별 심사,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예결위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다. 이날 이광재 예결위원장은 정부 예산과 연기금, 국가자산을 살펴보는 재정 운용 구상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공청회에 앞서 “820조원이라는 예산, 1700조원이라는 연기금, 3800조원이라는 우리 국가가 가진 자산을 한눈에 보고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은 820조 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12.8%) 늘었다.
강민혜 기자 min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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