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분산자산 국내 통합 수요 증가
세무·상속·국적 이슈 동시 대응 필요
은행권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해외 자산을 국내로 이전하며 세무·상속·환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려는 역이민 수요가 확대되면서 재외동포의 자산관리 방식이 정착 중심에서 통합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Chat GPT 생성 이미지
재외동포의 국내 복귀가 ‘어디에서 살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어디에 자산을 둘 것인가’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해외 물가와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자산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재외동포 사이에서는 해외에 흩어진 자산을 국내로 옮겨 다시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지는 분위기다. 국적 회복, 세무·상속 정리, 주거와 생활 기반 마련까지 한꺼번에 맞물리자 은행권도 역이민을 통합 자산관리 수요로 보기 시작했다.
재외동포청의 '2025 재외동포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 181개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수는 700만6703명 규모다. 거주 자격별로는 재외국민 240만2026명, 외국국적동포 460만4677명으로 집계됐다. 과거 재외동포의 복귀가 은퇴 후 거주지를 옮기는 정착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해외 분산 자산을 국내로 통합 이전하는 전략적 자산 재배치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산 이전에 수반되는 세무·상속·증여 이슈를 원스톱으로 점검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재외동포들의 자산 관리 패러다임이 보다 전략적이고 입체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복수국적·세무·교육 변수 확대…역이민 수요 다변화
이 같은 변화에는 글로벌 자산시장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며 주거비와 서비스 비용이 상승했고 자산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익숙한 환경에서 자산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특히 환율 변동 구간에서는 해외 자산을 원화로 전환해 국내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으로 재배치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국내 환경에 대한 선호 역시 복귀 결정에 영향을 준다. 의료 접근성과 비용 부담 측면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가운데 빠른 진료 체계와 건강보험 시스템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대중교통, 디지털 인프라, 치안 등 생활 전반의 편의성이 결합됐다.
고령층은 복수국적 제도 활용을 기반으로 자산 일부를 국내로 이전해 노후를 보내려는 경향을 보이며 중장년층은 자산 관리와 세무 이슈 대응이 주요 고려 요인으로 꼽힌다. 젊은 층에서는 자녀 교육과 정체성 문제 등이 복귀 배경으로 언급된다. 특히 상속·증여와 관련한 과세 기준, 거주자 판정 등 복잡한 세무 이슈를 사전에 정리하려는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역이민 절차·자산관리 결합 금융 서비스 주목
이처럼 자산 이전과 정착 준비가 결합된 수요가 늘면서 금융권에서도 관련 대응을 구체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행정 절차와 자산 관리가 동시에 필요한 특성상 이를 한 번에 지원하는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KB국민은행은 재외동포의 국내 정착 전 과정을 지원하는 ‘KB Prime 동행 홈커밍 서비스’를 출시했다. 역이민 고객의 자산 이전, 세무·법률 문제, 생활 기반 정착까지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행정 절차부터 세무, 부동산, 법률, 자산관리까지 한 번에 연결되는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국적 회복과 체류 자격 정비 등 행정 절차 지원을 시작으로, 해외 자산 이전과 금융 포트폴리오 재구성, 절세 및 증여 컨설팅까지 포함해 역이민 전 과정을 아우르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도입과 함께 전담 창구도 마련됐다. KB국민은행은 명동자산관리자문센터에 ‘KB홈커밍데스크’를 설치해 역이민 고객 전용 상담 기능을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영업점을 통해 상담 신청이 가능하며 해외에서는 미국 16개주에 지사를 둔 제휴업체 코리니(Koriny)를 통해 사전 상담을 지원한다. 입국 이후뿐 아니라 준비 단계부터 고객 접점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향후에는 그룹 차원의 자산관리 역량과의 연계도 확대할 계획이다. KB WM스타자문단과 패밀리오피스, 시니어 특화 서비스인 KB골든라이프 등을 결합해 고객 특성과 자산 규모에 맞춘 관리로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Place1에 글로벌자산관리센터를 열고 역이민 고객을 포함한 글로벌 자산 이동 수요에 맞춘 상담 기능을 강화했다. 해외 체류 이력과 비즈니스 경험을 반영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환리스크 관리, 상속·세무 컨설팅 등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의 대응은 역이민을 정착 지원이 아닌 자산 이동과 관리의 문제로 재정의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자산의 국내 이전 과정에서 과세 체계와 거주자 판정, 국가 간 조세협약 적용 여부가 동시에 검토 대상이 되면서 종합 컨설팅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자산 이전 시점과 방식에 따라 세 부담과 포트폴리오 구성에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사전에 조율할 수 있는 컨설팅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부각된다.
☞역이민=해외에 거주하던 자국민 또는 동포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 거주 기반을 이전하는 인구 이동 현상
☞재외동포=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거나 그 혈통을 가진 사람 중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을 통칭하며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
☞복수국적=한 개인이 둘 이상의 국가 국적을 동시에 보유하는 상태로 각 국가의 법률에 따라 권리와 의무의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 법적 상태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