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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외 창업 한국인 스타트업, 정부 지원 대상 됐지만…제도와 현실 사이...

특히 피지컬 AI나 딥테크처럼 양산·실험 단계마다 자금이 대거 투입되는 분야에서는 글로벌 성장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지배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오히려 지원 대상에서 이탈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이나...

해외 창업 한국인 스타트업, 정부 지원 대상 됐지만…제도와 현실 사이...

2024년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개정으로 해외에서 법인을 설립한 한국인 창업가도 국내 창업지원 정책의 공식 대상에 포함됐다.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현실을 정책이 뒤늦게 따라잡은 셈이다. 그러나 제도의 선언적 의의와 현장의 실효성 사이에는 아직 좁혀야 할 거리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8일 발표한 이슈페이퍼 ‘대한민국 스타트업 글로벌화의 제도적 이정표’는 이 제도의 의의와 쟁점을 짚었다.

“국부 유출”에서 “경제 영토 확장”으로

그동안 국내 창업지원 법체계는 기본적으로 국내에 설립된 법인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었다. 한국인 창업가가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국내에 인력과 거점을 두고 있더라도 해외 법인이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사업별로 해석이 엇갈리는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정부는 2023년 8월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핵심 논리는 ‘성과의 환류’다. 해외에서 성장한 한국계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거나 IPO·인수합병(M&A)으로 이어질 경우, 그 자본과 고용·기술·네트워크가 국내 경제로 되돌아온다는 구조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다.

실제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본사를 둔 한국계 스타트업은 약 200개에 달하며, 이 중 80% 이상이 초기부터 미국 법인으로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 미국에서 창업해 유니콘으로 성장하면서도 한국 지사에 다수의 엔지니어를 고용해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몰로코(Moloco) 같은 사례가 이 정책 논리를 뒷받침한다.

법률·시행령·고시 3단계로 제도화

이후 제도화는 빠르게 진행됐다. 2024년 2월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개정으로 ‘국외 창업’과 ‘국외 창업기업’이 처음으로 법률에 명시됐고, 같은 해 8월 시행령 개정으로 세부 요건이 구체화됐다. 2025년 12월 31일에는 하위 고시가 정비돼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인정 기준이 한층 명확해졌다.

현행 법령상 국외 창업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공통요건과 선택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공통요건은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에 새로 설립한 법인으로서 사업 개시일로부터 7년이 지나지 않은 법인(신산업 분야는 10년 이내)이고, 창업자가 의결권 있는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해외 법인이 국내 법인과 물품·용역 거래를 하거나,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상시 근로자 1인 이상을 고용하는 선택요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지분 희석 딜레마, 행정 해석 불일치가 걸림돌

그러나 현장에서는 두 가지 구조적 문제가 제기된다.

첫째는 지분율 요건이 스타트업의 실제 성장 경로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리즈 B·C 이후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뤄지면 창업자 지분은 구조적으로 희석된다. 특히 피지컬 AI나 딥테크처럼 양산·실험 단계마다 자금이 대거 투입되는 분야에서는 글로벌 성장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지배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오히려 지원 대상에서 이탈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이나 홍콩처럼 현지 전문가가 먼저 법인을 설립하고, 이후 창업자가 주주로 편입되는 관행도 문제가 된다. ‘새로 설립한’ 법인이라는 기준을 설립일 기준으로 엄격하게 해석할 경우, 현지 관행을 따른 한국계 창업기업이 제도 수혜에서 원천 배제될 수 있다.

둘째는 행정 해석의 불일치다. 미국 본사 명의로 투자를 유치한 경우 한국 법인이 직접 투자받은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벤처투자 실적이 0원으로 처리되거나,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사업에서 국내 법령상 자격을 갖춘 투자기관이 한국 법인에 직접 투자한 경우만 인정하는 사례가 현장에서 보고된다. 미국 본사로 유입된 투자금이 국내 고용에 실질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확인되는 경우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직된 해석이 제도 취지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후속 과제 3가지

이슈페이퍼는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지분율 단일 지표 외에 이사회 구성과 경영 의사결정의 실질적 지배 여부를 함께 고려하는 유연한 기준 마련, ‘어느 법인 명의로 투자가 들어왔는가’가 아닌 ‘해당 자금이 실제로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 실질주의 행정 지침 확립, 그리고 공공 LP의 펀드 규약 개정과 개인투자조합의 의무투자 인정 범위 확대다.

중장기 과제로는 이스라엘 사례를 참고한 플립(flip) 시 양도소득세 과세 이연 제도 도입, 해외에 본사를 두고 국내에서 고용과 R&D를 수행하는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경로 확대도 제안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기대 공동대표는 “국외 창업기업 지원 제도는 한국 스타트업 지원정책의 지리적 경계를 국내에서 해외로 확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제도의 틀을 마련한 데서 나아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제도 개선과 인접 제도와의 정합성을 높여야 비로소 한국계 해외 창업기업의 성과가 국내 경제와 생태계로 효과적으로 환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김문선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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