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해고 아닌 '채용 축소'…노동시장 구조 변화 신호

미국 노동시장이 표면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내부에서는 해고가 아닌 채용 축소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약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고 아닌 '채용 축소'…노동시장 구조 변화 신호

하나증권 "고용 지표 안정 이면에 점진적 약화 진행…자산배분 기준도 재편 필요"

미국 노동시장이 표면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내부에서는 해고가 아닌 채용 축소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약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노동시장이 표면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내부에서는 해고가 아닌 채용 축소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약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증권은 29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고용 둔화의 본질은 해고가 아닌 채용 축소"라고 진단했다. 이영주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인력 해고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금리 상승과 수요 둔화, 팬데믹 이후 과잉 고용의 정상화, AI 도입에 따른 인력 재배치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화이트칼라 중심의 FIIPB 산업(금융·보험·정보·전문·비즈니스서비스)에서 최근 추세 대비 약 7%, 약 760만 개의 고용 공백이 발생했다. 이 연구원은 이를 "채용 축소를 통한 인력 조정의 신호"로 해석했다.

현재 미국 실업률은 4.3%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신규 실업수당 청구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이민자 이탈과 구직 포기로 인한 노동시장 참여율 하락, 채용 감소의 지표 반영 시차 등을 이유로 "표면적 안정과 실제 체감 사이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구조 전환과 고용 수요의 변화

이 같은 변화는 금융, 법률, 마케팅 등 인력 기반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화와 생산성 개선으로 인력 투입 증가 없이 동일한 산출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헬스케어 중심의 유지·관리형 경제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다.

청년 고용 시장에서도 범용 학위 기반 직무의 수요는 둔화되는 반면, 특정 기술과 숙련도를 요구하는 직무는 상대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업 내부 기능의 외부화와 창업 증가 역시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은 기업 고용 중심 구조에서 점차 분산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전했다.

고용 구조 변화는 기업 성장 방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력 투입이 매출로 연결되는 산업에서는 채용 축소가 곧 성장 둔화로 귀결되는 반면, 더 적은 인력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비용 구조를 낮추며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진입장벽 하락에 따른 경쟁 심화로 가격 하락과 마진 압박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 연구원은 "기업 간 격차는 인력 규모가 아닌, 인력 없이 성장 가능한 구조의 구축 여부에 따라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신용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사모신용 시장은 차주의 현금흐름에 기반한 구조인 만큼, 수익 구조 변화는 곧 신용 리스크로 연결된다. 이 연구원은 "디폴트 이전 단계에서 현금흐름 약화와 자산 가치 재평가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 전반에서 이 흐름이 동시 발생할 경우 대출 포트폴리오 전체의 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나증권은 "과거에는 고용 지표가 경기 판단과 정책 결정의 핵심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지표 안정성만으로 실제 경제 흐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자산배분 기준에 대해서는 고용 방향보다 '고용 축소 속 성장 유지 구조'가 중요하며, 생산성 기반 성장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반면 노동 의존형 산업은 고용 둔화가 매출 둔화와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