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T, 애큐온저축은행까지 패키지딜로 매각 추진
캐피탈사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노려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사옥 전경. 사진=각 사.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한화생명과 메리츠금융이 애큐온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애큐온캐피탈 인수를 통해 보험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종합 금융업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이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애큐온캐피탈을 둘러싼 보험업계의 인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 매각을 추진 중인 사모펀드 EQT파트너스는 최근 한화생명과 메리츠금융, 다우키움그룹, 바이칼인베스트먼트를 인수 적격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를 보유한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까지 포함한 패키지딜 형태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가는 1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EQT가 애큐온캐피탈을 2019년 약 7000억원에 인수한 점을 감안하면, 수천억원대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후보 가운데 한화생명과 메리츠금융이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뱅크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BNK금융그룹과 다우키움그룹도 검토에 나섰지만,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애큐온캐피탈.
◇ 보험 중심 수익구조 탈피 전략
한화생명과 메리츠금융이 애큐온캐피탈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캐피탈사의 ‘확장성’이 꼽힌다. 캐피탈사는 은행이나 보험처럼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업종에 비해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인수금융부터 투자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까지 폭넓은 자산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대출 규제 강화와 예대금리차 축소로 은행권 수익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금융사들은 이번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캐피탈사는 없다. 현재 보유한 한화저축은행은 경기 부천 지역에서 2개 점포를 운영하는 수준이다. 반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기준 업계 5위권으로 평가되는 만큼,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저축은행 사업을 서울권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리츠금융은 이미 자산 10조6000억원 규모의 메리츠캐피탈을 메리츠증권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여기에 애큐온캐피탈까지 인수할 경우 자산 규모가 업계 2위인 KB캐피탈(18조원)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 메리츠금융그룹 내 저축은행 계열사가 없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도 기대된다.
최근 부동산 PF 리스크가 완화되는 흐름 역시 인수전 참여 배경으로 거론된다. 2금융권 전반에 매물이 늘어나며 대형 금융사들이 포트폴리오 재편 기회를 모색하는 가운데, 애큐온캐피탈은 자산 규모와 사업 안정성을 갖춘 우량 매물로 평가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과 메리츠금융은 애큐온캐피탈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 사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보험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