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한화생명
한화생명이 올해 1분기 보험손익 부진에도 3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시장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 생명보험 본업 기여도는 낮아지고 있지만, 투자손익 개선과 비보험 계열사 성장에 힘입어 실적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생명이 점차 종합 금융그룹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3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3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2478억원을 기록했다. 보장성 중심 신계약 확대와 투자손익 개선, 그리고 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GA·해외법인 등 종속법인의 고른 실적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실적 내용을 살펴보면 성장 중심은 보험 본업보다 투자와 계열사에 있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 증권가가 가장 주목한 부분도 보험손익 감소와 투자손익 급증 대비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1분기 보험손익은 1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 감소했다. 별도 기준 보험손익은 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3346억원으로 전년비 142.5% 증가했으며, 별도 투자손익은 2419억원을 기록했다. 장기채 중심 운용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와 배당수익 확대, 대체투자 평가이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손익은 음의 예실차가 지속되며 부진했지만 예실차 폭은 개선됐다"며 "한화생명 실적에서 생명보험 본업의 보험손익 비중과 영향력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은 한화생명이 장기간 투자해온 PEF(사모펀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테크·환경·태양광 관련 투자에서 평가이익과 배당수익이 발생하면서 단순 보험사를 넘어선 투자 포트폴리오 역량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투자손익 개선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했다"며 "AI, 테크, 태양광 등 주요 산업에 대한 투자 익스포져와 산업 사이클 고려 시 당분간 투자손익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한화생명 사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과거에는 생명보험 본업이 실적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GA·해외법인 등 비생명 포트폴리오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생명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 종속법인과 국내 금융 종속법인, 해외 종속법인의 고른 실적 성장도 연결 실적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GA 종속법인이 약 233억원, 국내 금융 종속법인이 1457억원, 해외 주요 종속법인이 45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 역시 연결 실적에서 비보험 자회사 기여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준섭 연구원은 "아직 비생명 포트폴리오에 대한 자본 배분 전략이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주요 종속법인의 양호한 실적이 지속된 점이 1분기 특징"이라며 "조금씩 금융 그룹의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손익·자회사 성장이 실적을 주도한 가운데서도 보험 본업 일부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1분기 보장성 APE(연납화보험료)는 700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고, 신계약 CSM은 6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넘게 늘었다. 보유계약 CSM도 8조920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72억원 증가했다. 특히, 사망담보 중심 장기납 상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설계사 정착률 및 영업 효율성 개선도 확인됐다. 영업 효율성 지표인 13회차 계약 유지율은 전년 말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90.2%를 기록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은 전 분기 대비 4.5%포인트 상승한 162%가 예상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견조한 신계약 CSM 유입과 안정적 자산운용 기반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종국 한화생명 재무실장은 "보장성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개선 노력에 힘입어 신계약 CSM과 보유계약 CSM이 지속 확대되는 등 견조한 사업 기반을 이어가고 있다"며 "별도 당기순이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국내외 종속법인 수익을 제고해 연결 순이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배당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 연구원은 "한화생명 올해 지배순이익은 8248억원, 연말 지배자본은 15조3000억원으로, 이를 반영한 PER, PBR은 각각 4.4배, 0.3배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PBR은 보험업종 내에서도 최저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은 것은 자본 배분 전략과 배당 재개"라며 "7조원을 상회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제도 개선과 적절한 신계약 규모 관리가 병행될 경우 장래 배당 재개를 시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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