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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진칼 지분 늘린 호반…건설 넘어 사업 다각화 성공할까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비건설 분야 투자 확대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건설업황이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축이 건설업계의 주요 과제로 부각된 영향이다.

한진칼 지분 늘린 호반…건설 넘어 사업 다각화 성공할까

호반그룹 사옥 전경. 호반그룹 제공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비건설 분야 투자 확대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건설업황이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축이 건설업계의 주요 과제로 부각된 영향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전날 최대주주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외 18인에서 호반건설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호반건설과 특수관계인이 한진칼 보통주 20.69%(1381만4053주)를 확보해 조 회장 측의 지분율 20.58%(1373만8919주)를 0.11%포인트 앞섰기 때문이다. 종류주를 포함한 전체 발행주식 기준으로도 호반 측이 20.53%로 조 회장 측(20.44%)을 웃돌았다.

호반그룹은 지난 7월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관련 공시에서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경영 참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과거 건설업과 항공업 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모회사 금호건설 인수에 뛰어든 적이 있기 때문이다.

호반그룹은 지난 2014년 11월 장내에서 금호산업 지분 6.16%를 평균 1만2392원, 약 254억원에 매수했다. 당시에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목적이 없다는 약식 보고를 시장에 공개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5년에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단독 응찰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포트폴리오 편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입찰을 유찰시키면서 경영권 확보는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호반그룹이 항공업 진출 의지를 이미 드러낸 적이 있던 점에서 한진칼 경영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달 단행된 호반건설의 조기 인사도 한진칼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호반건설은 송종민 전 대한전선 대표를 그룹 수석부회장 겸 호반건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송 수석부회장는 지난 2021년 호반그룹이 대한전선을 인수할 당시 재무통으로서 딜에 관여한 인물이다. 호반그룹은 송 수석부회장이 그룹 계열사 간 협력 강화와 호반건설 수익성 중심 내실경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주요 경영진이 한진칼 기업결합 신고 시점에 등장한 것은 숨겨진 전략적 판단에 대한 시장 의구심을 동반하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건설업 침체 속 사업 다각화…항공·레저 연계 가능성 주목

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 입지를 굳혀 경영권 이전에 성공할 경우 장기간 침체를 겪고 있는 건설 본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는 시너지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건설업은 지난 2020~2021년 대규모 유동성 확대에 따른 호황기를 지나 2022년부터 장기 침체 국면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원가 부담 확대와 금리 인상 사이클 재개 등으로 현금흐름이 경색되면서 자금 부담마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 호반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 항공업이 추가될 경우 호반건설 외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호반호텔앤리조트의 레저 자산과 항공 여객 및 물류망 연계로 종합 인프라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할 수 있다. 과거 소노트리니티그룹(前 대명소노그룹)이 트리니티항공(前 티웨이항공) 인수에 성공하면서 호텔과 리조트, 여행, 항공을 잇는 글로벌 그룹으로의 도약을 추진한 것이 비슷한 사례로 거론된다.

다른 주요 건설사들도 시공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싱가포르 정보통신(IT) 환경기업 테스(TES)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재활용 사업을 신규 먹거리로 추진항 바 있다. 최근에는 기존 건설 중심 사업구조에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재편을 노리고 있다.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중심의 신사업 재편 방향을 수립했다. 현재 그룹사 주도로 진행되는 동해 사업을 시발점으로 다양한 스폰서와의 협력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건설은 미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공략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사업 기회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차세대 SMR 개발사인 FANCO와 포괄적 기본 계약(MSA)을 체결해 차세대 SMR ‘EAGL-1’관련 시공성 검토, 설계·엔지니어링 기술 자문, 피드백 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호반그룹, 한진칼 경영권 확보 가능할까…“남은 걸림돌 많다”

다만 호반그룹이 한진칼 경영권 확보를 통한 사업 구조 확장이라는 청사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 우선 조 회장 측에서 다음달 중 추가 지분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최대주주가 다시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조 회장 측이 내달 한진칼 보통주 0.49%(32만5000주)를 추가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계획대로 매입이 완료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호반그룹 측을 다시 앞서게 된다.

여기에 더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호반그룹 입장에서는 걸임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대표적으로 델타항공이 가진 한진칼 지분 14.90%가 꼽힌다. 델타항공은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보고했지만.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공동사업체) 관계인 점에서 조 회장 측과 같은 방향 표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호반그룹이 산업은행에서 보유한 한진칼 지분 10.58%를 모두 확보한다고 가정해도, 호반그룹 측 지분은 31.5%로 조 회장과 델타항공 측의 합산 지분 35.96%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에서는 호반그룹과 조 회장 측의 지분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기 주주총회 의결권 기준인 오는 12월31일까지 지분 확보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포인트는 내년 3월 주총이다. 집중투표 배제가 불가능해진 상황 속에 (한진칼) 독립이사 3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호반이 경영참여로 선회할 시 이사회 일부 진입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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