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연구소 “한은, 화석연료의 금융 지배력 강화” 지적
한국은행이 대출·결제 담보로 받은 회사 채권 중 화석연료 기반 사업을 하거나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의 채권이 53%에 이르는 반면 녹색 채권과 지속가능 채권은 2%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10일 나왔다. 한은이 녹색채권을 일반국채와 동등하게 담보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이날 영국 민간 싱크탱크 ‘포지티브머니’와 공동으로 낸 ‘중립의 역설 : 한국은행 담보 체계의 단소 편향과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한은이 금융기관에 대출이나 결제를 하면서 담보로 받은 회사채·공공기관채 중 화석연료 채권 및 고탄소배출 채권이 지난해 말 기준 53.1%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화석연료 채권이 20.2%, 고탄소배출 채권이 32.8%였다.
반면 녹색 채권과 지속가능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분석 대상은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을 통해 화석연료 기반 사업을 하는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업과 공공기관 채권 1368개로 한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담보인정금액 23조원에 해당한다.
화석연료 채권은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채권이 대부분이었다. 고배출 채권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제 및 목표관리제 대상으로 철강·화학·금속 등 대형 제조업체와 공공 부문의 도로·교통·공항공사 채권 등이 해당됐다.
녹색 채권과 지속가능 채권은 종목명에 녹색채권 혹은 지속가능채권으로 표기된 채권이다. 양쪽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 중립 채권의 비중은 45%였다.
연구소는 한은이 2021년 기후 변화 대응 차원에서 녹색 채권을 담보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별도의 조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기후 리스크를 담보 평가에 반영하는 유럽중앙은행, 녹색 채권에 우대 지위를 부여하는 중국인민은행 등의 예를 들며 한은이 담보 항목에 녹색 채권을 공식적으로 명시하고, 녹색 채권을 일반 국채와 동등하거나 대우하거나 또는 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기원 녹색전환연구소 경제전환팀장은 “한국은행 담보체계는 화석연료의 금융 지배력를 강화하는 숨겨진 연결고리”라 며 “담보 체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담보 자산의 고탄소 편중은 국내 녹색 채권 시장 자체의 규모가 아직 작기 때문”이라며 “기후 변화가 한은의 핵심 책무인 물가 및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만큼 추가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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