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테크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핵심 부품 기업 인수에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본격화했다. 다만 차입 부담과 추가 자금 소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무 안정성 관리가 향후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4일 반도체 업계 및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비메모리 '프로브카드' 전문 제조업체 윌테크놀러지 지분 83.4%를 1772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의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는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미세 공정에 대응하기 위한 정밀도가 요구되는 분야로 진입 장벽이 높다.
◆반도체 사업 확장…테스트 부품까지 포트폴리오 확대
이번 인수와 관련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품 및 소재 중심의 사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2022년 한솔아이원스, 지난해 에스아이머트리얼즈를 인수한 데 이어, 반도체 테스트 부품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된 셈이다.
한솔테크닉스는 윌테크놀러지 인수를 통해 반도체 사업 영역에서의 확고한 기반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윌테크놀러지는 2001년 설립된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프로브카드 전문 기업이다. MEMS 기반 프로브카드를 생산하며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핵심 협력사로 알려져 있다. AP와 CIS 특화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향(向) 매출 비중은 87~8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윌테크놀러지는 안정적인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 674억원, 영업이익 96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1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4.2%를 기록했으며, 순차입금은 -235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총차입금 대비 EBITDA 비율도 0.9배로 재무 안정성이 높은 수준이다.
◆900억원 유상증자…차입 부담 확대 불가피
인수 자금은 유상증자와 외부 차입을 통해 마련된다. 회사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450억원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450억원 등 총 9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나머지 약 872억원은 차입으로 조달한다. 이에 따라 총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말 22.9%에서 27.2%로, 순차입금 의존도는 11.0%에서 14.5%로 높아질 전망이다.
◆잠재적 자금 부담 825억원…재무 리스크 변수
추가적인 자금 소요 가능성도 존재한다. 윌테크놀러지 잔여 지분 5.9%에 대해 2027년부터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돼 약 125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나신평 측 분석이다. 여기에 기존 자회사 관련 잠재 부담도 더해진다. 한솔오리온텍과 에스아이머트리얼즈의 IPO가 지연될 경우 재무적 투자자의 풋옵션이 행사될 수 있으며, 관련 규모는 약 700억원이다. 이를 모두 합산할 경우 잠재적 자금 소요는 약 825억원에 달한다.
◆신용도 영향 제한적…반도체 중심 성장 기대
그럼에도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나신평은 "윌테크놀러지 연결 편입 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며, 영업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재무 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인수 및 증자를 반영한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105.4%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현재 한솔테크닉스의 신용등급은 장기 BBB+, 단기 A3+로 안정적 전망(Stable)이 유지되고 있다.
한편 이번 인수는 반도체 테스트 부품 분야 진출을 통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평가된다. 다만 추가 투자 확대와 잠재적 풋옵션 부담이 향후 재무 구조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공급망과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전략적 의미가 크다"며 "향후 반도체 업황과 자회사 IPO 성과가 재무 안정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신평은 "윌테크놀러지 연결 편입에 따른 수익성 변화, 잔여 지분 인수 부담, 추가 투자 확대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