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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미약품 황상연 CEO ‘손자병법’ 꺼내든 이유

한미약품 CEO가 손자병법을 꺼내 들었다. 전쟁을 논한 게 아니다. 한미약품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다. 황상연 대표이사가 5월 6일 전 임직원에게 발송한 CEO 레터는 첫 문장부터 심상찮다.

한미약품 황상연 CEO ‘손자병법’ 꺼내든 이유

▲ 지난 5월 1일 단행된 한미약품의 전면 조직 개편과 그 직후 나온 ‘CEO 레터’를 나란히 놓고 읽으면, 한미약품이 지금 어디서 어디로 가려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CEO가 손자병법을 꺼내 들었다. 전쟁을 논한 게 아니다. 한미약품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다. 황상연 대표이사가 5월 6일 전 임직원에게 발송한 CEO 레터는 첫 문장부터 심상찮다. 상산(常山)에 사는 뱀 솔연(率然,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응수하며, 허리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동시에 덤벼드는 뱀)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솔연’을 소환한 건 단순히 유려한 수사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 이면에는 훨씬 더 복잡하고 예민한 맥락이 깔려 있다.

지난 5월 1일 단행된 한미약품의 전면 조직 개편과 그 직후 나온 ‘CEO 레터’를 나란히 놓고 읽으면, 한미약품이 지금 어디서 어디로 가려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단순히 ‘혁신성장-지속성장-미래성장-성장지원’이라는 4개 부문 체제로의 재편이 아니다. 한미약품이 통과하고 있는 것은 오너 경영 시대의 관성과 전문경영인 체제의 현실 사이에 놓인 깊고 험한 강이다.

‘CEO 레터’에서 읽히는 것들

황 대표의 CEO 레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비만 치료제 전략도, 조직 개편의 청사진도 아니다. 이 문장이다.

“업무 능력이나 성과 이외의 이유로 인사적 불이익을 받는 일은 적어도 제가 CEO로 있는 동안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국내 대형 제약사 최고경영자가 임직원 전체에게 이런 문장을 공개적으로 쓰는 건 드문 일이다. 통상 이 정도 수위의 발언은 노사 협상장이나 고충처리 면담에서나 나오지, ‘CEO 레터’에 담기기 어렵다.

황 대표가 이 문장을 넣기로 한 결정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 ‘현재 조직 안에 성과 외의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고 느끼는 직원이 존재한다’는 현실 인식, 그리고 그 인식을 CEO가 공개 레터에서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사실이다.

“상위자의 인사권은 존중하지만, 과도하게 편향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를 할 것이다.”

여기서 ‘상위자’가 누구를 겨냥하는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한미약품이 최근 수년간 겪어온 내홍의 맥락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한 줄을 그냥 흘려보내기 어렵다. 오너 일가 경영과 전문경영인 체제 사이의 긴장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CEO가 ‘인사권 편향 방지’를 공식 약속으로 내세웠다는 것은 단순한 조직 관리 메시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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