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근거 중심 R&D” 기조 속 신약 경쟁력 입증
mRNA·이중항체·TPD 등 차세대 모달리티 확장 가속
한미그룹 본사(사진=한미그룹)
[바이오타임즈] 한미약품이 세계 최대 암 연구 학술대회인 미국암연구학회 AACR 2026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많은 9건의 비임상 연구를 발표하며 글로벌 항암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한다.
회사는 최근 4년간 발표 건수 기준으로도 2023년 7건, 2024년 10건, 2025년 11건, 2026년 9건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최다 발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발표는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선택적 HER2 저해제(HM100714) ▲SOS1-KRAS 저해제(HM101207) ▲EP300 선택적 분해제 ▲STING mRNA ▲p53 mRNA 항암제 ▲이중항체 BH3120 ▲이중특이적 ADC BH4601 등 총 8개 후보물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단순 후보물질 공개를 넘어, 다양한 작용기전과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멀티 모달리티 전략’이 핵심이다.
특히 HM97662는 EZH1과 EZH2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저해 기전을 통해 기존 EZH2 단일 저해제의 내성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SMARCA4 결손 폐암 모델에서 DNA 손상 유도제와 병용 시 시너지 효과를 입증하며 차세대 표적항암제로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HER2 변이 표적 치료제 HM100714는 AI 기반 분석을 통해 최적 적응증을 도출하며 정밀의료 접근을 강화했고, KRAS 변이 암을 겨냥한 HM101207은 기존 치료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된다.
신규 모달리티 영역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진다. EP300 선택적 분해제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제거하는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저해제 대비 부작용을 줄이면서 효능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mRNA 기반 항암제 역시 차세대 핵심축으로, STING mRNA는 면역 반응 활성화와 종양 직접 사멸을 동시에 유도하는 ‘이중 기전’을 확인했고, p53 mRNA는 종양억제 유전자를 복원해 암세포 자멸을 유도하는 동시에 항암제 내성 극복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북경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면역항암제 BH3120은 종양미세환경에서만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디커플링’ 특성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동시에 확보할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학회에서는 최근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는 CD3 T cell engager와 BH3120의 병용 연구를 통해, 두 기전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해 항암 효과를 증폭시키는 면역 작용 메커니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아울러 B7H3와 PD-L1을 동시에 겨냥하는 차세대 ADC BH4601은 기존 ADC의 한계를 보완할 신규 플랫폼으로 처음 공개된다.
한미약품이 AACR 2026에서 발표하는 주요 연구 포스터 초록 소개(사진=한미약품)
◇ mRNA·이중항체·TPD 등 차세대 모달리티 확장 가속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이번 발표를 단순한 연구 성과 공개가 아니라, 글로벌 기술이전 및 파트너링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실제로 AACR은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텍이 초기 파이프라인을 검증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대표적 무대로, 비임상 데이터의 완성도가 향후 기술수출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한미약품은 이미 다수의 기술이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GLP-1 계열 대사질환 치료제,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해왔으며, 일부 파이프라인은 반환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를 계기로 ‘근거 중심 R&D’ 체계를 강화해 왔다. 현재는 항암, 대사질환, 희귀질환을 3대 축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AI·오믹스 기반 분석을 접목해 신약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항암 분야에서는 표적항암제 중심에서 벗어나 mRNA, ADC, 이중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으로 기술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글로벌 제약업계가 단일 기전 중심에서 벗어나 복합적 접근을 강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인영 R&D센터장은 “한미약품 신약개발의 핵심축인 항암 파이프라인은 표적 단백질 분해(TPD)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약물 접합체(ADC), 단일 도메인항체(sdAb) 등 다양한 모달리티 분야로 혁신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 역량과 최첨단 R&D 인프라를 토대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인포매틱스(BI), 오믹스(Omics) 등 신기술을 연구 전반에 접목하여 차세대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업계는 한미약품의 경쟁력을 ‘플랫폼 다변화와 데이터 완성도’에서 찾는다. 다양한 모달리티를 동시에 개발하면서도 각 후보물질의 작용기전을 정밀하게 입증하고 있다는 점이 기술수출 및 임상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IB)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은 과거 시행착오를 거치며 ‘속도’보다 ‘데이터 품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다”며 “이번 AACR 발표는 단순 건수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가 실제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의 연구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mRNA와 이중항체, ADC 등 차세대 플랫폼이 임상 단계로 이어질 경우 기업 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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