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예회관 시민 등 500명 참석
박두성 선생의 숭고한 뜻 되새겨
점자 체험·전시… 소통의 장 마련
인천 출신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이 창안한 한글점자 ‘훈맹정음’(訓盲正音)의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기념식에 참석한 시각장애인 등 시민들이 ‘백년의 약속, 미래를 여는 여섯 개의 점’이라고 쓰여진 슬로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1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송암 박두성 선생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암흑 속 해방을 이뤄주셨습니다.”
3일 인천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한글점자 ‘훈맹정음’(訓盲正音)의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훈맹정음을 창제한 인천 출신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고, 점자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500여명의 시각장애인과 인천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했다.
시각장애인들은 흰 지팡이를 짚고 가족과 친구, 활동보조사의 손을 잡은 채 자신의 이름이 점자로 표기된 키링을 만들거나, 전시된 점자 도서를 손끝으로 읽었다. 이날 행사에선 점자 발전과 시각장애인의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 수상도 이뤄졌다.
시각장애인 손수민(43)씨는 “뒤늦게 점자를 배우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고 새로운 정보도 많이 알게 돼 기쁘다”며 “점자를 창제해주신 송암 박두성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점자의 역사를 알고 싶어서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 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된 송암 박두성선생 기념 우표를 살펴보고 있다. 2026.1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926년 11월 4일 반포된 훈맹정음은 가로 2줄, 세로 3줄로 배열된 6개의 점으로 글자를 표현하는 체계를 갖췄다. 자음은 발음할 때의 입 모양을, 모음은 하늘·땅·사람을 본떠 만든 한글처럼 훈맹정음 역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창제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나의 자음을 점자로 표기할 때, 자음이 첫소리(초성)에 있는지, 받침(종성)에 있는지에 따라 표기가 다르다.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배우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점의 기본 형태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위치만 다르게 표기하는 방식으로 이를 구분하고 있다. 한글점자는 지금도 수학 기호, 단위, 화학 원소 기호, 악보 음표 등 세상의 다양한 정보를 담기 위해 발전하고 있다.
노창우 인천시각장애인연합회장은 “송암 박두성 선생님의 고향인 인천에서 선생님의 숭고한 뜻이 교육과 정책으로 이어지고 시민들의 일상에 자리 잡기를 바란다”며 “시각장애인의 교육과 정보 접근 기회를 넓히고 권익 증진과 자립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3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선포를 하고 있다. 2026.11.3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계기로 점자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공공기관 담당자가 시각장애인에게 점자 문서를 발급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발급 절차와 제공 방법을 담은 전용 안내서를 제작·보급할 계획이다. 시민들에게도 점자 문서를 신청하는 방법을 알려 점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송암 박두성 선생을 제대로 기억하고 기념물 정비와 선양·문화행사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오는 12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박두성 선생의 자료와 증언을 모아 기록으로 남기고, 유품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 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백년의 약속, 미래를 여는 여섯 개의 점’이라고 쓰여진 슬로건을 만저보고 있다. 2026.1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정선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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