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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경제 방향타 삼성②] 족쇄 풀고 300조 실탄 장전···글로벌 M&A 기...

공조, 전장, 인공지능(AI) 등 구조적 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삼성의 선택에 따라 글로벌 산업 구도에까지... 또한 지난달 중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서는 AI 반도체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올해 총 110조원 이상의...

[한국경제 방향타 삼성②] 족쇄 풀고 300조 실탄 장전···글로벌 M&A 기...

이재용 사법리스크·상속세 불확실성 해소···대규모 투자 집행 여건 마련

M&A 전담조직 신설···안중현 사장 및 외부 인재 영입으로 전문성 강화

공조·전장·AI 중심 사업 재편···연속 M&A 가능성 부상

삼성전자 서초 사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년에 걸쳐 납부해 온 약 12조원 규모 상속세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제한적으로 이어져왔던 삼성의 투자 전략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100조원을 웃도는 순현금과, 증권가의 전망대로라면 향후 2년 뒤 300조원에 육박할 게 기대되는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삼성의 인수합병(M&A) 행보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투자 대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조, 전장, 인공지능(AI) 등 구조적 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삼성의 선택에 따라 글로벌 산업 구도에까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자산에 대한 상속세 약 12조원에 대한 삼성 오너일가의 분납이 이달 마무리된다. 단일 상속세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상속세 납부 종료를 계기로 삼성의 투자 기조가 보수적 운영에서 확대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대규모 자금 집행과 관련한 내부 부담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제한적으로 진행돼온 M&A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회사 측이 이 같은 의지를 줄곧 드러내 오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말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M&A 후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중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서는 AI 반도체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올해 총 110조원 이상의 시설 및 R&D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며 "첨단 로봇과 메드텍, 전장, HVAC(냉난방공조)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는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삼성전자의 재무 여력은 이미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다. 2025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57조8000억원, 단기금융상품은 약 67조9000억원으로 이를 합한 즉시 활용가능한 자금은 약 125조8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대비 약 11.7% 증가한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증권가의 전망치다. 증권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되면서 현금 축적 속도가 가파르게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올해 말 약 229조원, 2027년 말 약 297조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현금 규모는 복수의 대형 M&A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 규모는 향후 투자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 자료=업계 기존 자료 취합,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상속세 변수 해소···‘쌓아둔 현금’에서 ‘집행 가능한 자금’으로

삼성전자의 대형 M&A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 당시 삼성전자는 약 80억달러를 투입해 하만을 인수하며 자동차 전장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로봇, AI,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이어졌지만 하만 수준의 대형 거래는 없었다. 시장에서는 이를 지배구조 이슈, 사법 리스크,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독일 공조 기업 플랙트를 약 15억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하만 이후 최대 규모 M&A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대형 M&A 재개 신호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인수합병(M&A) 전담 조직을 신설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 및 정기 인사에서 기존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M&A팀을 신설하고 하만 인수를 주도했던 안중현 사장을 팀장으로 배치했다. 또한 글로벌 투자은행 UBS 출신 임병일 부사장 등 외부 인재도 영입해 조직 전문성을 강화했다. 과거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TF 등에서 분산돼 있던 M&A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점도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대형 인수 추진을 위한 사전 조직 정비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M&A를 전담 조직으로 격상했다는 점 자체가 향후 투자 확대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공조·전장·AI로 재편···삼성 M&A, ‘산업 선택’이 핵심 변수

플랙트 인수는 삼성전자의 투자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 공항, 산업시설 등에 특화된 공조(HVAC)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공조 사업은 데이터센터 증가와 맞물려 산업용 수요가 확대되는 분야다. 서버 밀도가 높아질수록 발열 관리 중요성이 커지면서 고효율 냉각 시스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가전 중심 공조 사업을 산업용 영역으로 확장하게 됐다. 가전 공조가 B2C 중심이라면 산업용 공조는 장기 계약 기반 B2B 사업으로 수익 구조가 다르다. 북미 시장 확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현재는 협력 단계로 사업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장 사업 역시 주요 투자 축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 인수를 통해 자동차 오디오와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차량용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AI 역시 핵심 투자 분야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 전 사업에 AI를 적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 필요성도 함께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투자 방향을 공조·에너지 인프라, 전장·로봇, AI·소프트웨어 등 세 축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수익 구조 다변화와 산업 대응 전략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향후 투자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AI, 에너지 전환, 데이터센터 확대 등 산업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M&A를 통한 성장 전략도 강화되는 추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재무 여력과 사업 구조를 고려할 때 향후 M&A가 복수의 다양한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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