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모디 인도 총리가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사진:인도총리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Damodardas Modi)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그 성과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은 단순한 외교 일정을 넘어, 한-인도 관계를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양국 정상은 이번 방문을 통해 기존의 교역 중심 관계에서 벗어나 미래 산업과 공급망, 디지털 협력을 포괄하는 새로운 차원의 파트너십 구축에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 환경 속에서, 양국은 상호 보완적 산업 구조를 기반으로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인도의 성장 잠재력과 한국의 제조 경쟁력이 결합될 경우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총리 오찬에 기업인 참여...‘형식 파괴’ 실용 외교
이번 방문의 핵심 장면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최한 오찬이었다. 기존 국빈 오찬과 달리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외교와 비즈니스가 결합된 새로운 형식이 구현됐다.
한국 측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참석했으며, 인도 측에서는 JSW 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함께했다.
이는 정부 간 외교를 넘어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실행형 경제 외교’로, 향후 협력 프로젝트의 실질적 추진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조·AI·콘텐츠까지...기업 중심 협력 본격화
이번 오찬과 경제 논의에서는 산업 협력의 질적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동차와 전자 중심에서 벗어나 조선, 철강, AI·IT, 콘텐츠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인도의 IT·AI 역량과 한국의 제조 경쟁력을 결합하는 전략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기업별로도 구체적인 협력 방향이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현지 생산과 연구개발(R&D)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현대자동차는 인도를 글로벌 R&D 거점으로 육성하며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코는 JSW 그룹과 함께 연 6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으며, HD현대는 조선소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효성은 전력망 및 산업 인프라 확대 계획을, 크래프톤은 인도 게임 생태계 협력 확대를 제시하며 산업 전반에서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CEPA 개선 협상 가속...무역·투자 환경 개선
양국 정상은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무역 장벽과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친화적 투자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협정의 범위를 넘어 디지털 무역, 공급망 협력, 민관 협력 등 신통상 영역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확대되고 있어, 향후 협정은 ‘차세대 경제 협력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브릿지’ 체결…AI·반도체 협력 본격화
이번 정상회담의 또 다른 핵심 성과는 ‘디지털 브릿지 프레임워크’ 체결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AI, 반도체, 데이터 거버넌스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특히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네이버의 디지털 기술, 크래프톤의 게임 산업, GS의 청정에너지 등을 직접 언급하며 협력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모디 총리는 향후 10년간 조선, AI·반도체, 청정에너지 분야가 핵심 협력 영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도의 ‘스케일’과 한국의 ‘스피드’를 결합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언급하며 협력 방향을 명확히 했다.
또한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총리실 주도의 전담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한국 기업주간’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실행력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양국은 에너지 자원 안보 협력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공급망 협력을 체계화하기로 했다.
이는 나프타와 석유제품 등 자원 공급 불안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핵심 광물과 전략 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 핵심 성장 축으로 부상...협력 잠재력 확대
인도는 한국의 10위 교역국으로, 교역 규모는 약 256억 달러 수준이다. 아직 협력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높은 성장률과 산업 정책을 고려할 때 향후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반도체, 청정에너지, 원자력, 우주 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민간 참여 확대와 인센티브 정책이 추진되면서 한국 기업의 진출 기회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빈 방문은 정부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기업과 결합된 실질적 경제 협력 모델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HD현대, 효성, 크래프톤 등 주요 기업들이 직접 참여한 이번 협력은 향후 투자와 프로젝트 중심의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반도체·조선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한 협력과 제도 개선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한-인도 관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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