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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수처리장 악취 정기측정 신뢰성 의문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악취 측정 결과가 측정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정기측정의 신뢰성 검증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하수처리장 악취 정기측정 신뢰성 의문

2019년 일부 사업장과 측정대행업체의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사건이 드러나면서 환경오염 측정자료의 신뢰성과 독립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제기됐다. /사진=환경일보DB

[환경일보]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악취 측정 결과가 측정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정기측정의 신뢰성 검증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악취 관리를 위해 실시하는 정기측정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같은 하수처리장, 같은 악취방지시설을 같은 분기에 측정했음에도 시설 운영자가 발주하는 정기측정과 악취기술진단의 배출허용기준 초과율이 14.8배 차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운동연합은 국회 의정자료 요구를 통해 제출받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17개 시·도 697개 공공하수처리시설, 1433개 악취방지시설의 악취 측정자료 4만1517건을 확보해 분석했다.

운영주체와 측정기관 등 비교에 필요한 정보가 확인되는 자료를 대상으로 운영방식, 측정기관, 측정방법 등에 따른 측정 결과의 차이를 살펴봤다.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정기측정은 시설 운영자가 측정업체에 의뢰해 분기마다 배출허용기준 초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반면 악취기술진단은 한국환경공단 또는 전문기관이 5년마다 실시하는 법정 진단으로, 악취검사기관을 통해 악취를 측정하고 발생 원인과 관리 상태, 개선방안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정기측정 적합·기술진단 초과 판정 367건

동일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동일 악취방지시설을 같은 분기에 측정한 정기측정과 악취기술진단 결과 899쌍을 비교한 결과, 두 측정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나타났다.

정기측정에서는 899건 가운데 26건인 2.89%만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다. 반면 악취기술진단에서는 385건인 42.83%가 기준을 초과했다. 기준 초과율이 약 14.8배 차이 난 것이다. 측정값 자체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정기측정의 복합악취 측정값 중앙값은 173배였으나 기술진단에서는 448배로 약 2.6배 높았다. 평균값 역시 각각 575배와 2672배로 약 4.6배 차이가 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배출허용기준 초과 여부에 대한 판정이 엇갈리는 방향이다.

정기측정에서는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판정됐지만, 같은 분기의 악취기술진단에서는 기준을 초과한 경우가 367건에 달했다. 반대로 정기측정에서는 기준을 초과했지만 기술진단에서는 적합으로 나타난 경우는 8건에 불과했다.

이러한 차이는 우연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측정 조건에 따라 측정값이 일정 부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판정 차이가 거의 한 방향으로 집중됐다는 점에서 정기측정 결과의 신뢰성을 검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시설 운영과 측정 발주를 누가 담당하는지에 따라서도 정기측정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지방공사·공단이 운영하는 시설의 측정 4154건 가운데 204건인 4.91%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다. 지자체 직영 시설은 1471건 가운데 84건인 5.71%가 기준을 초과했다. 이를 합한 공공 운영시설은 총 5625건 가운데 288건인 5.12%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다.

민간위탁시설 초과율 1.05%··· 공공 운영의 5분의 1 수준

반면 민간위탁 운영시설에서는 1만3264건 가운데 139건인 1.05%만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운영시설의 초과율이 민간위탁 운영시설보다 약 4.9배 높았다. 다만 공공 운영시설의 초과율 5.12% 역시 악취기술진단의 초과율 42.83%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번 결과는 단순히 공공 운영과 민간위탁 운영 사이의 차이만이 아니라, 시설 운영자가 자신이 운영하는 시설의 악취 측정을 직접 발주하는 현행 정기측정 체계 전반의 신뢰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측정업체별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민간위탁 운영사가 가장 많이 이용한 상위 2개 측정업체는 총 5964건을 측정했지만,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19건인 0.32%에 불과했다.

지역별 평균 초과율을 고려하더라도 일부 측정업체의 초과 판정은 예상보다 현저히 낮았다. 한 측정업체에 전체 측정의 58% 이상을 맡긴 운영사 가운데 초과 판정이 유난히 적었던 12곳에서는 총 3071건의 측정 중 기준 초과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다만 이번 분석만으로 측정 결과 조작이나 운영사와 측정업체 간 유착을 단정할 수는 없다. 특정 업체에 측정이 집중될수록 기준 초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된 만큼, 정부가 측정업체 선정·계약구조와 실제 시료 채취·분석 과정까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악취 측정 결과는 배출허용기준 준수 여부와 시설 개선 필요성을 판단하는 근거다. 기준을 초과한 시설이 정기측정에서 ‘적합’으로 판정된다면 필요한 개선조치가 지연될 수 있어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측정 결과에는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독립성이 필요하다.

2019년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사건에서도 배출사업장과 측정대행업체 사이의 이해관계가 측정 결과의 신뢰성을 훼손한 바 있다.

단체는 “이번 분석만으로 조작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같은 시설에서도 측정 방식과 발주 주체에 따라 결과가 현격히 달라지는 만큼 정부가 측정 과정과 계약구조 전반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와 관계기관에 ▷기술진단 결과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거나 초과율이 이례적으로 낮은 측정기관 특별점검 ▷허위·부실 측정 및 결과 조작 가능성 조사 ▷시설 운영자와 측정기관 간 직접 계약구조 개선 ▷불시·교차측정 등 검증체계 강화 ▷측정자료 통합관리 및 계약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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