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4세 하루 평균 4.5시간 오디오 청취
“美 대학생 90% 헤드폰 쓰고 돌아다녀”
전문가 “타인차단용…교류·집중력 저해 우려”
헤드폰을 착용한 한 남성의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헤드폰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청년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과도한 오디오 콘텐츠 소비가 대인관계와 집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최근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헤드폰 사용이 일상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습관이 타인과 교류할 기회를 줄이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청년층의 헤드폰 착용 시간은 대체로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가 지난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13~34세는 음악과 팟캐스트 등 각종 오디오 콘텐츠를 하루 평균 4.5시간 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역시 2025년 1월 1일부터 11월 25일까지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이용량의 약 56%가 Z세대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Z세대가 일상 속에서 오랜 시간 헤드폰을 착용하는 습관이 단순한 음악 감상을 넘어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의 글로리아 마크 정보학 석좌교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차단하기 위해 헤드폰을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대학 캠퍼스에서는 헤드폰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학생들 사이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줄어들고 있다”
고 분석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건강한마음센터 설립자 겸 소장인 리처드 데이비드슨은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의 약 90%가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 그는 “1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 교육에서 얻을 수 있는 놀라운 기회 중 하나는 자신과 다른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인데, 모두가 헤드폰을 끼고 돌아다닌다면 서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슨은 청년들이 대학 캠퍼스뿐 아니라 카페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오랫동안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고 짚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커피숍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에도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든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거나 옆 사람에게 미소를 짓고 낯선 사람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일조차 어려워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헤드폰의 지나친 사용이 외로움을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인 5명 중 최대 1명이 외로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낯선 사람과의 짧은 대화나 가벼운 인사조차 정신적 안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슨은 “일상에서 이뤄지는 단순한 인간관계, 특히 낯선 사람과의 짧은 교류가 우리의 행복에 매우 중요할 수 있다”며 “이러한 기회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경험을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헤드폰 사용이 지루함을 견디거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음악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끊임없이 외부 자극을 받으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크 교수는 “사람들이 그저 조용히 앉아 있거나 생각이 자유롭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능력, 지루함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손끝에는 언제든 지루함을 해결하고 공백을 채워줄 무언가가 있다”며 “그러나 사람들이 채워야 할 공백이라고 여기는 시간이 실제로는 매우 풍요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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