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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은 '로봇 손'이 아니라 '판단력'이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CEO 역시 반복적으로 피지컬 AI를 "차세대 AI 혁명"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 물류 시스템, 산업 자동화 로봇 분야에 공격적으로...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은 '로봇 손'이 아니라 '판단력'이다

김용덕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사진:본지DB, 배경:아이스톡)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는 단연 ‘피지컬 AI(Physical AI)’다. 과거 AI가 텍스트를 생성하고 이미지를 이해하는 디지털 영역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물리 세계를 인식하고 행동하는 단계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CEO 역시 반복적으로 피지컬 AI를 “차세대 AI 혁명”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 물류 시스템, 산업 자동화 로봇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의 핵심은 단순히 로봇 팔을 움직이는 기계 기술에 있지 않다. 진짜 경쟁력은 로봇이 물리 환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최적화하며, 변화하는 현실 상황 속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는가에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 AI 로봇 기업 오사로(OSARO)는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오사로는 딥러닝 기반 컴퓨터 비전과 로봇 제어 기술을 결합해 물류창고와 제조 환경에서 동작하는 AI 로봇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특히 서로 다른 형태와 재질을 가진 물체를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인식하고 집어 올리는 빈 피킹(bin picking)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단순히 “물건을 집는 로봇”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의 난이도는 훨씬 높다. 물류센터 안에는 크기와 재질, 무게, 표면 상태가 모두 다른 수천 종의 상품이 무작위로 섞여 있다. 어떤 상품은 작은 흡착컵이 유리하고, 어떤 상품은 큰 흡착패드가 더 안정적이다. 비닐 포장 상품과 박스형 상품, 둥근 물체와 평평한 물체는 모두 최적의 집기 방식이 다르다.

문제는 단순히 “어떤 도구가 더 잘 집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봇이 흡착 도구를 교체할 때마다 시간이 소모되고, 로봇 팔 이동과 장착 과정 자체가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결국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단순 성공률보다 “전체 물류 흐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진다.

오사로의 미국 특허 ‘US 12447631 B2 – 자동화된 로봇 도구 선택(Automated Robotic Tool Selection)’은 바로 이러한 피지컬 AI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다. 이 특허는 단순 로봇 제어 기술이라기보다, AI가 실제 물리 환경에서 어떻게 전략적 판단을 수행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에 가깝다.

특허의 핵심은 로봇이 단순히 눈앞의 물체 하나만 보고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전체 작업 흐름까지 예측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엔드이펙터(End-effector)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로봇이 “지금 무엇을 집을 것인가”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어떤 작업이 이어질 것인지”, “도구 교체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전체 처리량이 얼마나 증가하는지”까지 동시에 계산한다는 의미다.

특허에서는 각각의 엔드이펙터마다 별도의 딥러닝 기반 예측 모델을 학습시킨다. 예를 들어 작은 흡착컵용 모델과 큰 흡착패드용 모델을 각각 학습시키고, 입력 이미지의 픽셀 단위로 파지 성공 확률(Grasp success probability), 즉 집기 성공 확률을 계산한다. 어떤 위치에서는 작은 흡착컵이 유리하고, 다른 위치에서는 큰 흡착패드가 훨씬 안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특허의 진짜 차별점은 단순히 성공 확률만 계산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존 기술은 일반적으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도구를 즉시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오사로 특허는 “도구 교체 비용(Tool switching cost)” 자체를 계산 변수로 포함한다.

예를 들어 현재 장착된 도구로도 일정 수준의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면, 굳이 새로운 도구로 교체하지 않고 기존 도구를 유지하는 편이 전체 작업 효율 측면에서는 더 유리할 수 있다. 즉 이 특허는 로봇에게 단순 행동 능력이 아니라 “운영 최적화 판단 능력”을 부여한다. 이것이 바로 피지컬 AI의 핵심이다.

특허 명세서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마르코프 결정 과정(MDP, Markov Decision Process)으로 모델링한다. 현재 상태(State)는 현재 장착된 엔드이펙터와 선택 가능한 grasp 후보들의 집합으로 구성되며, 보상 함수(Reward function)는 grasp 성공률과 도구 교체 비용을 동시에 고려한다.

결국 로봇은 단순히 “지금 가장 잘 집는 선택”이 아니라 미래 작업 흐름까지 포함한 전체 기대 처리량(Expected throughput)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된다.

특허는 또 하나 흥미로운 개념으로 ‘보이드 존(Void zone)’을 설명한다. 현실의 물류 환경에서는 로봇이 어떤 물체를 집어 들면 주변 물체가 흔들리거나 위치가 바뀔 수 있다. 즉 이전에는 유효했던 grasp point가 다음 순간에는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허는 특정 Grasp 이후 주변 영역을 void zone으로 정의하고 이후 계획 과정에서 해당 영역을 제외한다. 이를 통해 실제 물리 환경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면서도 계산 효율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 산업용 로봇과 피지컬 AI 로봇의 가장 큰 차이를 보여준다. 기존 로봇이 미리 정의된 경로를 반복 수행하는 수준이었다면, 피지컬 AI 로봇은 환경 변화와 미래 작업 흐름까지 예측하며 행동 전략을 수정한다. 즉 단순 자동화를 넘어 “자율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허에서는 최적화 방식으로 정수 선형 계획법(ILP, Integer Linear Programming)과 희소 트리 탐색(STS, Sparse Tree Search)을 함께 사용한다. ILP는 높은 최적화 성능을 제공하지만 계산량이 많고, STS는 근사 최적해를 훨씬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는 STS 방식이 훨씬 빠른 속도를 제공하면서도 처리량 성능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시간 로봇 제어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결국 이 특허는 단순히 “로봇 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AI가 물리 세계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최적화할 것인가”에 있다.

앞으로 피지컬 AI 경쟁은 단순한 로봇 하드웨어 성능보다 제한된 자원과 복잡한 현실 환경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글로벌 물류 산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AI 기반 작업 최적화 기술은 단순한 로봇 기술을 넘어 차세대 산업 인프라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피지컬 AI 시대의 승자는 결국 가장 정교한 ‘판단 시스템’을 가진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 김용덕 변리사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LG전자, 삼성전자, 수아랩, 마키나락스, 샤오미 등 국내외 유수 기업들의 지식재산권 업무를 전담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김용덕 변리사는 조달청에서 인공지능 및 IoT 기술과 관련된 우수 제품 평가 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기술특례상장과 관련된 전문 평가 기관에서 코스닥 상장 심사용 전문 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공지능 특허 심사 실무 가이드', '인공지능 특허 확보 전략', '지식재산권 권리이전 바이블', '상표 유사 판단 이론 및 판례', '기술특례상장 바이블' 등이 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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