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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풍향계/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보여주는 미래의 기후

올여름의 폭염이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매년 겪게 될 ‘평범한 여름’의 모습이라면 어떨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던 초여름 고온과 열대야는 이제 매년 반복되고 있고, 40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폭염 또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풍향계/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보여주는 미래의 기후

▲ 이미선 기상청장

올여름의 폭염이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매년 겪게 될 ‘평범한 여름’의 모습이라면 어떨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던 초여름 고온과 열대야는 이제 매년 반복되고 있고, 40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폭염 또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단순히 날씨가 더워졌다는 표현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을 만큼, 우리나라의 여름은 과거의 경험치와 통계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하고 ‘열대야주의보’도 새롭게 도입하는 등 체감형 방재기상서비스를 강화했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에 맞이하게 될 우리나라의 기후는 과연 어떤 모습이고, 우리는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미래의 기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기상청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이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우리가 마주할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이자, 기후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미래의 기온, 강수 등 기본적인 기후요소부터 폭염·열대야일수와 같은 극한기후지수, 대기정체와 계절길이 등의 기후변화 영향정보까지, 2100년까지의 우리나라 미래 기후 전망정보를 폭넓게 제공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배출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와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2081~2100년)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은 현재 대비 6.3도 상승하고, 여름철 폭염일수는 최대 9배, 열대야일수는 최대 21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기온 상승은 2.3도 안팎으로 억제되고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 등 극한 기후 현상의 빈도 역시 고탄소 시나리오 대비 현저히 줄어든다. 이 시나리오를 통해, 우리는 현재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상청은 미래기후의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기존보다 4배 더 상세해진 500m 해상도의 ‘남한상세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제공 중이다. 우리나라처럼 복잡한 산악지형과 연안에서는 상세하고 신뢰도 높은 기후변화 정보가 필수적이다. 지형효과를 정밀하게 반영한 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에서는 지역 규모에 따른 맞춤형 기후변화 영향평가나 미래 폭염과 침수 위험도 정밀 진단을 실시하고 실효성 있는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아울러 기상청은 기후위기 정책 수립에 활용되는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기후변화 시나리오 승인제도를 시행 중이다.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검증된 시나리오를 승인하여, 국가와 지방정부, 산업계가 통일된 최상의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지원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뿐만 아니라 누구나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보 제공 창구인 ‘기후변화 상황지도’(climate.go.kr/atlas)를 통해, 과거부터 미래 2100년까지 우리 동네의 기온, 강수량, 바람 등 기후요소에 대한 변화 추세와 미래 전망을 누구나 간편하게 조회하고 활용할 수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그려내는 2100년 한반도의 모습은 정해진 미래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어떤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며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실제로 마주하게 될 미래의 기후는 달라질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 기상청은 앞으로도 일관된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와 정밀한 고해상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재난관리·산림·농업·수자원 등 다양한 분야의 기후위기 적응대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촘촘히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적 정보가 정책과 산업 현장의 대응을 넘어 국민 개개인의 탄소중립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후변화 정보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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