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디지털 손해보험 자회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은행과 증권을 앞세운 그룹 실적은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신한EZ손보는 전년보다 커진 순손실을 냈다. [사진=신한EZ손해보험]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디지털 손해보험 자회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은행과 증권을 앞세운 그룹 실적은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신한EZ손보는 전년보다 커진 순손실을 냈다.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을 키우는 상황에서 디지털 손보사의 수익모델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융그룹이 공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622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확대와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그룹 이익을 끌어올렸다. 반면 손해보험 계열사인 신한EZ손보는 같은 기간 97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1분기 순손실 46억 원보다 적자 폭이 두 배가량 커졌다.
신한EZ손보의 부진은 디지털 손보사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보여준다. 디지털 손보사는 모바일 가입과 간편한 상품 설계를 앞세워 출범했지만, 손해보험 시장에서 보험료 규모가 큰 영역은 여전히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이다. 생활밀착형 보험만으로는 고객 접점을 넓힐 수는 있어도, 회사 전체 비용을 감당할 만큼의 보험료를 쌓기는 쉽지 않다.
초기 투자비도 부담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점포 비용이 작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스템 구축과 운영 비용은 피하기 어렵다. 가입자와 보험료 규모가 충분히 커지기 전까지는 IT 투자와 영업 기반 마련에 들어간 비용이 손익에 계속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신한EZ손보가 적자를 줄이려면 단기보험 판매 확대만으로는 부족하고, 반복적으로 보험료가 들어오는 상품군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 디지털 간판만으론 부족...보험은 결국 규모 싸움
신한EZ손보는 전기차 배터리 보험 등 기존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던 시장을 공략해왔다. 다만 새로운 시장을 먼저 잡는 것과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 관련 보험의 확장 속도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보험은 보장 내용과 보험금 지급 조건을 설명해야 하는 상품인 만큼, 온라인 채널만으로 소비자를 빠르게 끌어오는 데도 한계가 있다.
디지털 손보사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가입 절차를 쉽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험료 수입이 늘더라도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가 더 크게 늘면 적자를 줄이기 어렵다. 결국 신한EZ손보에 필요한 것은 고객을 많이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이익을 남는 계약을 쌓아가는 일이다.
신한금융 입장에서도 신한EZ손보의 존재감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보험·카드·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그룹 전체가 최대 실적을 낸 상황에서도 신한EZ손보가 적자를 이어간다면, 디지털 손보사는 성장동력보다 비용 부담으로 먼저 보일 수 있다.
올해 신한EZ손보가 풀어야 할 문제는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 보험료가 꾸준히 들어오는 상품을 늘리고,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비용 절감이 실제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신한금융이 1분기 최대 실적을 낸 상황에서도 신한EZ손보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만큼, 올해 성과는 디지털 손보사의 사업모델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경제 홍선효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