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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펜 쥔 공소청, 칼 쥔 중수청…‘사건 핑퐁’ 해결이 핵심 과제

78년간 이어진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0월 2일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던 검찰청이 사라지고 수사권을 지닌 중대범죄수사청과 기소권을 지닌 공소청이 출범한다.

78년 만의 ‘사법체계 대변혁’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공소청

본청·6개 광역청·18개 지방청

42개 지청 총 1천900여명 구성

검찰 수사 개시권 사라지는 대신

광역공소청에 ‘사건심의위’ 신설

영장 청구·공소 제기 공정성 심의

9월 30일 오후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 간판이 달려있는 대구 남구 남산빌딩 전경. 박용규기자

78년간 이어진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0월 2일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던 검찰청이 사라지고 수사권을 지닌 중대범죄수사청과 기소권을 지닌 공소청이 출범한다. 이후 경찰과 중수청, 특별사법경찰 등 수사기관이 수사를 맡고 공소청은 기소 및 공소 유지에 집중하게 된다.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다음 달 2일 이후 공소시효가 임박한 등 일부 이유 있는 사건을 제외하고는 수사기관이 바통을 넘겨받게 된다. 신설된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 하위 법령에 따른 공소청과 중수청의 조직 구성과 직무 변화는 어떻게 될까. 조직이 변해도 명칭은 변하지 않은 ‘검찰총장’ 휘하의 공소청과 새로운 핵심 수사기관으로 들어서는 중수청, 각 기관의 권한에 대한 통제·관리 방안 등을 짚어본다.

공소청의 새로운 형사사법절차 처리 체계도. 법무부 제공

◇공소청 조직 토대와 직무상 변화는?

공소청 조직 규모는 본청과 6개 광역공소청, 18개 지방공소청과 42개 지청으로 구성된다. 각급 공소청에는 검사와 일반직 공무원들이 종사하게 된다. 특정직 공무원인 검사의 임용 제청권은 법무부 장관이 가지며 대통령이 결재한다.

대구지방공소청은 수사 기능 상실에 따른 일부 개편이 계획됐다. 먼저 강력·반부패 등 인지수사 부서를 지휘하던 기존 2차장검사 직제를 폐지하고 차장검사 1명만을 남긴다. 또 경찰 불송치 사건의 적법성·적절성을 살펴볼 ‘불송치심사부’가 신설되며 수사 담당 부서는 하나로 합쳐져 ‘중대범죄기소부’로 명명한다. 대구광역공소청은 차장검사와 사무국에 총무과, 사건과를 두는 현 체계를 유지한다.

공소청법과 하위 법령에 따르면 공소청 검사는 현재의 검찰과 달리 수사 개시권이 없어진다. 공소 제기 여부 결정·유지, 영장 청구, 범죄 수사에 관한 경찰과의 협의·지원, 재판 집행 지휘·감독, 범죄수익 환수 등 업무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검찰의 부패·경제범죄와 경찰공무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속 공무원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다. 검찰이 수사를 개시한 사건은 10월 2일 이후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해야 한다.

다만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사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사건은 공소청이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 경우 법 시행일부터 90일 안에 사건을 종결해야 하며 종결되지 않은 사건은 소관 수사기관에 넘겨야 한다.

공소청 수장 명칭은 ‘검찰총장’으로 유지되며 임기는 2년, 중임은 안 된다. 임명까지는 법무부 산하 위원회와 장관의 제청, 국회 인사청문회, 대통령 재가를 거쳐야 한다. 광역공소청에는 광역공소청장, 지방공소청에는 지방공소청장, 지청에는 지청장을 두고 조직 규모에 따라 차장검사, 부장검사, 검사를 두도록 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공소청 첫 인사를 단행해 광역공소청장과 지방공소청장 등 인선을 마쳤다. 공석이던 대구광역공소청장(현 대구고검장)으로는 주민철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 대구지방공소청장으로는 현 대구지검장인 정지영 검사장이 임명됐다. 공소청 인력은 지금보다 30% 안팎의 감축이 예고된 상태다. 공소청 검사는 현행법상 정원(2천292명)의 약 80∼85% 수준인 1천900여명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일반직 공무원의 정원은 5천890명으로 현 정원(8천415명) 대비 30%가량 감소했고 이중 수사 인력은 2천48명이 줄고 938명만 남아 형사법무직으로 전환된다. 공소청 일반직 공무원들은 검사 직무에 관한 사무 지원이나 형사기록 작성·보존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응철 법무부 검찰국장(가운데)이 9월 22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공소청 직제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하인호 검찰개혁추진단 행정지원국장, 왼쪽은 김민철 행정안전부 법사조직과장.

◇공소청 검사의 직무에 대한 견제는?

공소청 검사가 사건을 불기소 처분할 경우 이에 불복하는 고소·고발인은 통지 후 30일 안에 관할 광역공소청에 항고할 수 있다. 항고가 기각되거나 항고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채 3개월이 지나면 공소청 본청에 재항고도 가능하다. 다만 형사소송법에 따른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재항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구를 비롯한 6개 광역공소청에는 ‘사건심의위원회’가 신설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우려되는 사건에 관한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공소 제기 여부, 상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한다. 검사는 해당 심의 의견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 더해서 검사는 대통령비서실 또는 중대범죄수사청에 파견되거나 해당 기관의 직위를 겸임할 수 없다. 검사로 퇴직한 뒤 1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비서실 직위에 임용될 수 없다. 또 검사는 임명 후 7년마다 법정 적격심사를 받아야 한다. 법무부 검사적격심사위원회는 직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정상적인 업무가 어렵다고 인정하면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해당 검사의 퇴직을 법무부에게 건의할 수 있다. 적격심사위원회는 법률전문가, 변호사, 법학교수, 검사 등 6명으로 구성한다.

검사는 사무에 관해 법무부 등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건과 관련해 지휘·감독을 받을 경우 적법성과 정당성에 대해 이견이 있을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됐다.

검사가 재직 중 정치활동을 하거나 직무상의 의무 위반, 검사로서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등은 징계 사유가 된다. 단 이런 경우에 해당되거나 탄핵, 금고 이상의 형 선고를 받지 않는 한 검사가 파면될 일은 없도록 규정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9월 30일 오후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 간판이 달려있는 대구 남구 남산빌딩 전경. 박용규기자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규모 본청·6개 지방청 구성

총 인력 2천874명 구성 예고

중대범죄 직접수사권 넘겨받아

수색·체포 등 강제수사 가능

경찰과 수사범위 조정은 과제

◇중수청 조직 토대와 수사관 직무는?

중수청은 본청과 6개 지방중대범죄수사청으로 구성된다. 지방청은 대구를 비롯해 서울·수원·대전·부산·광주에 설치된다. 중수청법과 하위 법령에 따르면 중수청 정원은 총 2천874명(수사관 2천567, 일반직 공무원 307)이다. 대구지방중수청에는 223명이 배치되며 조직은 경제범죄수사국과 반부패수사국, 사무국, 수사심의담당관, 인권보호담당관, 수사정보담당관 등으로 구성된다.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 공소청 소속 공무원, 경찰공무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속 공무원, 법원 소속 공무원이 재직 중 저지른 범죄도 중수청이 수사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중수청 소관 범죄를 인지하면 반드시 중수청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중수청이 직접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반대로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도 있다. 다만 공수처 사건의 경우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중수청과 경찰의 범죄 수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수사 범위 조정이 과제로 지목된다. 중수청 수사 범위와 경찰 광역범죄수사대, 반부패수사대, 마약범죄수사대 등의 수사 범위가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수사기관 간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를 통해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장의 임기는 2년이며 중임할 수 없다. 후보추천위원회가 3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한다. 아직 중수청 본청의 수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대구청 등 지방청의 수장들도 임명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수청 소속 수사관은 1∼9급 특정직 공무원이다. 최하위 등급 평정을 연속해서 받으면 적격심사 대상이 되며 공소청 파견과 공소청 직위 겸임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또 수사관으로 퇴직한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는 검사로 임용될 수 없도록 규정됐다. 내년 4월 30일까지 적용되는 검찰청에서 중수청으로 넘어오는 인력에 대한 특례도 마련됐다. 올 10월 1일 기준 검찰청 소속 검사와 검찰직·마약수사직렬 등 일반직 공무원은 희망할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중수청 수사관 등으로 임용될 수 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이 진행한 1·2차 특례임용 희망신청에는 모두 1천962명이 신청했다. 정원 대비 약 68.3% 수준이다. 준비단은 미충원 인력을 경찰, 변호사, 회계사, 사이버기술 및 금융분석 분야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경력경쟁채용을 통해 충원할 계획이다.

◇중수청, 경찰 견제 방안은?

중수청과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견제 방안도 각종 법령 개정을 통해 새로 시행되거나 현행 강화가 추진됐다.

먼저 아동·청소년 대상 온·오프라인 성범죄 사건에 대해선 10월 2일부터 경찰의 불송치 종결이 불가능해진다. 앞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 추행, 성 관련 영상 제작·유포 등 범죄는 반드시 공소청에 전건 송치해야 한다.

또 고소·고발인, 피해·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은 각급 중수청이 행한 수사가 적법하지 않다거나 적절하지 않다고 보면 해당 청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중수청 본청과 각 지방청에는 수사심의위원회가 배치돼 사건 심의를 수행할 예정이다.

수사 결과에 이견이 있는 고소·고발인은 이의신청권이 있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하면 고소인 등에게 그 취지와 이유를 통지해야 하며, 통지를 받은 고소인 등은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신청은 그간 고소인만 가능했으나 이제는 고발인도 가능해졌다. 다만 고발인의 이의신청은 범죄피해자에 준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이의신청은 원칙적으로 불송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한다.

더해서 공소청 검사는 보완수사 요구권과 재수사·시정조치 요구권 등을 갖는다. 검사는 송치된 사건에 대해선 경찰에 보완수사를, 불송치 사건에 대해선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될 때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보완수사는 요구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재수사는 3개월 안에 처리해야 한다. 다만 보완수사는 필요한 경우 한 차례에 한해 1개월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별도 시정조치 요구도 가능하다. 이 경우 사건 관계자가 공소청 검사에게 신고할 수도 있다. 검사는 경찰에게서 사건기록을 받아 검토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이러한 검사의 요구들을 이행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요구를 이행하지 않거나 결과 미통보 시에는 사유를 제출해야 한다. 각급 공소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이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해당 경찰관에 대한 직무배제·징계나 즉각적인 사건 송치를 요청할 수 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의 성격이 복합적으로 얽힌 경계 사건에서 수사기관 간 책임 미루기나 ‘사건 핑퐁’이 발생한다면 수사는 지연되고 피해 회복은 늦어지게 된다”며 “경찰과 중수청 간 전산 시스템을 연계해 사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받는 ‘원스톱 안내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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