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딥테크 기업 페르세우스 로고 사진=페르세우스
차량이 기계 장치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바뀌면서 자동차 안의 ‘보이지 않는 운영체계’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차량용 하이퍼바이저 기술을 앞세운 국내 딥테크 기업 페르세우스가 코스닥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페르세우스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대표주관사로 대신증권을 선정하고 상장주관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양사 협약식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열렸으며, 서상범 페르세우스 대표와 나유석 대신증권 IPO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페르세우스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SDV(Software-Defined Vehicle) 전환 국면에서는 주목할 만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회사의 핵심 기술은 하이퍼바이저다. 하이퍼바이저는 하나의 차량용 반도체나 제어기 안에서 여러 운영체제와 기능을 분리해 동시에 구동하도록 돕는 기반 소프트웨어다.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주행·안전 기능처럼 요구 조건이 다른 기능을 한 컴퓨팅 환경 안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면 이 같은 가상화 기술이 필요하다.
(좌측부터) 서상범 페르세우스 대표, 나유석 대신증권 IPO부문장이 함께 협약서를 들고 있다. 사진=페르세우스
페르세우스의 뿌리는 서상범 대표의 ARM 기반 하이퍼바이저 연구에서 출발한다. 회사는 서 대표가 2009년 ACM MobiCom에서 하이퍼바이저 관련 연구를 발표하고, Secure Xen ARM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이끌며 ARM용 하이퍼바이저 기술을 축적해왔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GENIVI, 현 COVESA의 하이퍼바이저 API 표준화 프로젝트와 ARM 주도의 SOAFEE 생태계에도 참여해왔다.
기술 신뢰성도 상장 스토리의 핵심이다. 페르세우스는 대표 솔루션 ‘페가수스(PEGASUS)’를 통해 CPU와 MCU 양쪽에서 ISO 26262 ASIL-D 인증을 확보했다. ASIL-D는 자동차 기능 안전 표준에서 가장 높은 안전 무결성 등급으로, 주행·제동·조향 등 안전과 직결되는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수준의 검증을 요구한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페르세우스는 CPU와 MCU 플랫폼 모두에서 ASIL-D 인증을 받은 하이퍼바이저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협력도 확대 중이다. 페르세우스는 독일 프라운호퍼 IESE와 SDV 시대에 필요한 가상 기능 안전성 검증 기술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서상범 대표는 지난해 프라운호퍼 IESE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프라운호퍼 IESE는 자동차, 산업 자동화, 사이버 보안 분야 연구를 수행하는 독일 응용과학 연구기관이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완성차 업계는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가 늘어나면서 분산형 구조에서 중앙집중형 컴퓨팅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기능을 하나의 고성능 반도체 위에 통합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하이퍼바이저는 이러한 통합 과정에서 기능 간 간섭을 막고, 안전성이 요구되는 영역과 일반 기능 영역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 부품 공급이 아니라 SDV 아키텍처의 기반 기술로 평가받는 이유다.
페르세우스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과 사업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기존 모빌리티 분야를 넘어 방산, 스마트팩토리, 휴머노이드, 인공위성 등 고신뢰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차량용 기능 안전과 보안 기술이 군수 장비, 산업 자동화, 로봇, 우주 시스템 등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페르세우스는 SDV 시대에 필요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라며 “성공적인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상범 페르세우스 대표는 “이번 IPO 추진은 페르세우스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기반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월요신문=육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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