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책연, 설문 토대 학술대회
“정치인 사건 판결 등 갈등 해소”
“남용과 법관 공격 빌미” 반론도
판사 10명 중 7명이 시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판결문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원이 판결문 공개 범위를 늘리면 정치인 사건 판결을 두고 반복되는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사법정책연구원은 27일 ‘판결문 공개제도의 실무상 쟁점’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바람직한 판결서 공개 방법과 범위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7~8월 판사, 변호사, 검사 등 법조인과 소송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판결서를 인터넷으로 공개하는 것에 찬성하는지’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판사들 중 76%가 판결문 공개 확대에 찬성했다. 이 중 ‘제한된 범위에서 공개해야 한다’는 63.4%, ‘전면 공개해야 한다’는 13.2%로 집계됐다. 변호사(96.9%)와 검사(87.2%) 중에서도 판결문 공개를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연구위원으로 참여한 이정현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소송 당사자들조차 74.8%가 판결문 공개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형사 사건에서 재판 결과에 대한 평가가 양분되거나 부당한 비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판결문에는 정확한 사실관계, 사회적 맥락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담겨 있어 (이를 공개하면) 법원이나 판결에 대한 부당한 공격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무분별한 비실명 처리 작업으로 판결문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점, 신청할 때마다 수수료 1000원을 내야 하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주소나 금융정보 등만 제외하고 모든 정보를 공개하되, 필요한 경우 당사자의 비실명 신청을 받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열람 신청이 월 100회를 넘으면 수수료를 부과해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김재남 인천지법 판사는 한국이 이미 판결문을 적극 공개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알권리만큼 사생활 보호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판결문이 무료화되면 언제든 남용될 수 있다”며 “판결문 공개가 오히려 법관 개인에 대한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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