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헌 ㈜제이넷 대표이사
오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6G 이동통신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 되고 있다. 단순한 속도 경쟁에 머물렀던 5G를 넘어, 6G는 인공지능(AI)과의 융합을 통해 통신의 패러다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혁명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2023년 ‘IMT-2030 비전’을 발표한 이후, 주요국들은 6G 표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6G 시대, 무엇이 달라지나
6G의 핵심은 ‘AI 내재화(AI-Native)’다. 네트워크 설계 단계부터 AI를 통합해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최적화되는 지능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6G 백서에 따르면, 네트워크는 단순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넘어 AI가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대역폭을 자동 분배하는 ‘데이터 지능’의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최대 전송속도는 1Tbps, 지연시간은 0.1ms 수준으로 5G 대비 획기적인 성능 향상이 예상되며, 이를 통해 홀로그래픽 통신, 디지털 트윈, 몰입형 확장현실(XR) 등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
또한 6G는 통신의 공간적 개념을 완전히 확장시킨다. 지상 네트워크에 위성, 항공, 해상 등을 포함하는 비지상망(NTN)을 결합한 ‘3차원 입체통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통해 산간오지나 해상은 물론, 도심항공교통(UAM)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에도 끊김 없는 연결성을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커버리지’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경쟁 구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은 퀄컴, 인텔 등 민간 주도의 ‘NextG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은 화웨이와 ZTE를 앞세워 위성-지상 통합 네트워크 실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은 노키아, 에릭슨이 참여하는 ‘Hexa-X’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개방형 생태계에 방점을 둔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우리 정부도 ‘하이퍼 AI 네트워크 전략’을 통해 2030년 6G 세계 최초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달성, 6G 표준특허 30% 확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2028년 LA올림픽과 연계한 시범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2026년까지 핵심 기술 실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 정보통신공사업계의 6G 대응 전략
2030년 6G 상용화를 앞두고 정보통신공사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5G가 기지국 증설 등 ‘토목형 투자’에 가까웠다면, 6G는 소프트웨어(SW)와 AI 기술력이 하드웨어(HW) 경쟁력을 압도하는 ‘지능형 인프라’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 공사업을 영위하는 회원사들의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 오픈랜(Open RAN) 생태계 진입을 위한 준비
6G 네트워크의 가장 큰 변화는 특정 제조사에 종속되었던 기존 폐쇄적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비 간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는 ‘개방형 무선접속망(Open RAN)’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그동안 대기업 장비를 납품하고 시공에 집중해 온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체에도 새로운 시장 진입의 기회가 열린다는 의미다.
회원사들은 특정 벤더에 최적화된 단순 시공 기술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비의 연동을 보장하는 통합 및 검증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오픈랜 도입 초기에는 장비 간 데이터 형식 차이로 인한 통합 복잡성이 주요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통합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2. AI 기반 네트워크 운영 및 자동화 역량 확보
6G 네트워크는 AI가 설계, 구축, 운용, 관제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자율 네트워크’로 진화한다. 과거 단순한 통신 케이블 포설이나 장비 설치를 넘어, AI 운영 체계를 이해하고 이를 물리적 인프라에 최적화하는 기술 융합 인력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회원사들은 네트워크 디지털 트윈이나 AI 기반 장애 관제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정의 기술(SDN, NFV)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니즈에 맞춘 지능형 네트워크 설계 및 시공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단순 노무 공급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네트워크 최적화 컨설팅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미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3. 3차원 입체 통신인프라 기술 대비
6G는 지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위성 통신(NTN)과 지상망의 결합, UAM(도심항공교통) 통신 환경 구축 등 인프라의 범위가 수직적 공간(공중·해상)으로 확장된다. 이는 기존 지상 통신 공사에 익숙한 업계에 새로운 기술적 도전 과제다.
항공기, 선박, 위성 지구국과 연동되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관련 전원·냉방·접지 등 특수 환경에 최적화된 특화 시공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 신속히 임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슈퍼셀’ 기술 등과 연계한 모듈러 구축 방식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4.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 초절감 기술의 중요성
6G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초절감(Ultra Low Energy)’이다. 테라헤르츠 대역 이용에 따른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가 핵심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 장비 성능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인프라 설계 및 시공 기술로 직결된다.
회원사들은 저전력 RF 부품 및 냉각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지능형 전력 관리 시스템과 연계한 시공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발주처에 네트워크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 결론 : 소프트웨어 정의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
정보통신공사업계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더 이상 ‘흙 묻은’ 공사만으로는 6G 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융합 환경에 대비해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회원사 등 정보통신공사업계는 스스로를 ‘지능형 인프라 구축자’로 재정의해야 한다. 정부의 6G R&D 지원 정책과 연계한 기술 개발, 오픈랜 얼라이언스 등 표준화 동향 예의주시, 그리고 AI 융합 인력 양성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기업만이 2030년 이후 통신인프라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다.
[참고자료] 1. ETRI 웹진 2. 디지털데일리 3. 디바이트 4. 프리미엄콘텐츠 5. 삼성전자 뉴스룸 6. 전자신문 7. 매일경제 8. 뉴시스
이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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