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부터 사기 미토스 띄워준 '韓 금융권'
기술 아닌 '진영 논리'로 버티는 아모데이
미국선 왕따·외면···이제 믿을 건 배경훈?
미토스(Mythos)는 어원부터 '신화' 혹은 '꾸며낸 이야기'를 의미한다. 앤스로픽 미토스 역시 실질적인 효용보다는 과장된 서사와 신비주의로 시장을 현혹해 왔다. 1638년겸 피터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가 그린 이 작품에서 수호신 페메(Pheme)는 소문과 허위를 퍼뜨리는 흉측한 괴물의 형상을 띄고 있다. / 해설 = 이상헌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공급망 리스크를 이유로 앤스로픽을 배제하면서 미토스 모델의 공공 판로가 차단됐다. 정부 조달 시장에서의 배제는 단순한 계약 손실을 넘어 기술 신뢰도 자체를 흔드는 신호다. 그럼에도 블랙스톤·골드만삭스 등 사모펀드가 영업을 대행하는 구조가 형성되며 기술보다 정치 진영 논리가 앞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5일 빅테크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은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앤스로픽과의 입장 차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미국 정부의 기술 활용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의 안전 중심 원칙에는 일정 부분 공감을 표하면서도, 국가 안보 목적의 기술 사용을 제한하려는 접근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엔비디아가 스페이스X,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등과 함께 미 국방부 기밀 업무 협약에 참여한 점을 감안하면, 기술 기업 전반이 ‘모든 합법적 용도’에 대한 개방을 기준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고성능 모델 미토스는 기술 지표와 달리 높은 비용 구조와 공포 기반 메시지로 시장 채택률이 하락했다. 자발적 도입 대신 투자 네트워크를 통해 포트폴리오 기업에 밀어넣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는 기술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확산되지 못하고 외부 자본에 의해 배치되는 구조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폐쇄적 검증 구조와 비효율적 워크로드, 전문가 중심 포지셔닝이 겹치며 기술 우위와 수익 구조 간 불일치가 심화됐다. 공포 프레임은 도구가 아니라 진입 장벽으로 작동했다. 기술적 성능은 유지됐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시장의 문턱은 오히려 높아지는 역설이 발생했다.
앤스로픽은 사모펀드 및 투자은행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자사 모델을 포트폴리오 기업에 배치하는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 블랙스톤, 헬만앤프리드먼, 골드만삭스 등이 참여한 이번 구조는 기술 확산이 아닌 유통 경로 설계에 가깝다.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한 기술을 특정 네트워크 내부에 안착시키려는 시도다.
미토스는 코드 감사와 침투 테스트 등 보안 영역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지만, 반복 가능한 저비용 구조를 선호하는 시장에서 높은 유지 비용과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의 무리한 마케팅이 도입의 병목으로 작용했다.
모든 합법적 용도 개방이 앞으로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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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윙 신비주의' 통한 건 韓·유럽
워크로드 불일치···GPU 낭비 비효율
특히 '프로젝트 글래스윙'으로 대표되는 전문가 중심 포지셔닝은 시장 확장을 제한했다. 일반 개발자 환경으로 확산되지 못한 채 특정 영역에 고착되면서 채택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GPT-5.5 등 경쟁 모델들이 생태계를 기반으로 확장하는 동안, 미토스는 신비주의에 머물렀다.
앤스로픽의 워크로드 설계 역시 실제 환경과 어긋났다. 대규모 컨텍스트와 자율 루프에 최적화된 구조가 취약성 검증이라는 단발성 작업에 투입되며 GPU 자원만 소모되는 비효율이 투자자 눈에 포착됐다. 연산 구조와 실제 수요 간 불일치가 비용 부담을 더욱 키웠다.
특히 아모데이가 주도한 공포 마케팅은 시장 진입을 막는 프레임으로 작용했다. 기술을 위험 요소로 규정한 메시지는 규제 대상 이미지를 강화하며 도입을 지연시켰다. 공포는 주목을 끌었지만 구매를 유도하지는 못했다.
다만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필두로 한국 정부와 주요 기관은 도입 검토를 병행하는 특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련 프로그램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역시 사이버 보안 체계 내에서 미토스 활용 가능성을 논의 중이다. 기술의 상업적 확산과 정책적 활용이 서로 다른 궤도에서 진행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이 보안 점검과 도입 가능성 검토를 병행하고 있으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도 영향 분석에 착수했다. 통신·플랫폼 영역에서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등이 보안 대응 체계를 점검하며 유사한 검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인도 뉴델리 '2026 인도 AI 영향 정상회의(India AI Impact Summit 2026)' 현장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엔트로픽 CEO를 만나 AI 안전 분야 협력 논의를 진행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배경훈 부총리 페이스북
미토스(Mythos)는 고대 그리스어로 ‘신화’, ‘꾸며낸 이야기’, ‘허구’를 뜻한다. 미토스의 수호신으로 언급되는 페메(Pheme)는 소문과 허위를 퍼뜨리는 존재로, 1638년 피터 파울 루벤스가 그린 작품에서 흉측한 괴물의 형상으로 묘사되며 인물의 귀에 과장된 이야기를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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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토스는 상업적 성과 측면에서는 제한된 확산에 머물고, 기술 경쟁이 아닌 진영 논리가 작동하는 상징적 대상이 됐다. 그럼에도 미토스에게 남은 카드는 있다. ‘7월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앤스로픽의 보고서다.
다만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미토스가 제시한 주요 취약점들은 △이미 고쳐진 문제 △해킹이 아니라 단순 오류에 가까운 문제 △여러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겨우 작동하는 문제 등으로 나뉜다. FreeBSD NFS와 FFmpeg H.264 관련 문제는 이미 예전에 수정됐고, OpenBSD 사례는 정보를 빼내는 해킹이 아니라 시스템이 잠깐 멈추는 수준이다. 브라우저 관련 공격도 여러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해서, 현실에서는 쉽게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앤스로픽은 공포 심리를 이용해 자사 모델을 감시·자율무기 등 특정 용도에 제한하려는 것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았다. 미국 정부와 빅테크가 선을 명확히 그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금융권이 아모데이의 신비주의적 모델을 받아들일 경우, 제한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중복 투자와 운영 비용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
미토스를 연상시키는 가면을 쓴 인물이 꼭두각시처럼 정부와 의사결정자들을 조종하는 장면이다. 뒤 화면에는 ‘MYTHOS’가 높은 확률로 취약점을 탐지했다는 분석 결과가 떠 있고, 인물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채 긴급 대응 문서를 붙잡고 있다. / GPT-5.5 이미지 2.0
☞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
= 앤스로픽이 미토스를 일반 개발자 생태계가 아니라 보안 전문가·기관·고위험 산업군 중심으로 포지셔닝한 폐쇄형 확산 전략이다. 표면적으로는 고난도 취약성 검증과 AI 안전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접근 대상을 좁히고 검증 구조를 내부화해 ‘선택된 집단만 다루는 도구’처럼 보이게 만드는 신비주의 장치로 기능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시장 확장을 막는 아모데이의 자충수가 됐다는 점이다. 일반 개발자와 기업 현장에 빠르게 퍼져야 할 모델이 전문가 전용 이미지에 갇히면서 생태계 침투에 실패했고, 높은 비용과 제한된 사용처만 남았다. 결과적으로 글래스윙은 기술 우위를 증명하는 장이 아닌 앤스로픽 스스로를 가둔 유리 감옥이 됐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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