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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트럼프 한마디에 유가 급락 증시 급반등… 반복되는 월가의 타코(TACO) 공...

항공주인가, AI 방산주인가: 엇갈리는 투자 향방과 구조적 수혜 이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항공·크루즈주와 AI 방산주로 갈리고 있다. 우선 항공·크루즈주는 유가 하락에 즉각 반응하며 급등세를...

트럼프 한마디에 유가 급락 증시 급반등… 반복되는 월가의 타코(TACO) 공...

강경 발언 뒤 유예 신호 반복… 유가와 증시를 움직인 타코 패턴 재부각

협상 기대에 매수세 몰렸지만 이란 부인에 상승폭 반납… 기술적 반등 해석 우세

유가 인플레이션 군사 배치가 향후 분수령… 정치인의 말보다 실물 지표가 더 중요

항공주와 AI 방산주 사이 엇갈린 자금 흐름… 장세 판단 기준은 호르무즈와 병력 이동

완화 메시지와 군사 압박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 시장도 트럼프식 공식 다시 학습 중

사진=연합뉴스

(ㅍㅍㅅㅅ 이주환 기자) 2026년 3월, 뉴욕 증시는 다시 한번 한 남자의 '입'에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NS 게시글 하나로 유가를 14% 폭락시키고 증시 랠리를 이끌어낸 이른바 '트럼프 노이즈'의 실체는 무엇일까. 단순히 변덕스러운 발언으로 치부하기엔 그 속에 정교하게 설계된 사업가적 심리전과 월가의 학습된 공식이 숨어 있다.

사진=Grok, prompted by @tRumpnado2016 on X

월가의 신조어 '타코(TACO)' 패턴: 벼랑 끝 전술의 미학

최근 월가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단어는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다. 직역하면 트럼프가 결국 꽁무니를 뺀다는 뜻으로, 극도의 강경 발언으로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뒤 결정적인 순간에 슬쩍 물러서며 안도 랠리를 유도하는 그의 특유의 패턴을 일컫는다.

이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이 끝까지 강경하게 밀어붙여지기보다, 시장 충격 이후 유예나 완화 신호로 이어지는 경우가 반복됐다는 월가의 인식을 반영한다.  실제로 2025년 관세 부과 국면에서도 고율 관세를 전면에 내세운 뒤 일부 유예와 예외를 두는 방식이 반복됐고, 시장은 이를 점차 하나의 매매 패턴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호르무즈 해협을 열지 않으면 이란을 초토화하겠다고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이틀 뒤인 23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진행했으며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며 전형적인 '타코 사이클'의 재현을 알렸다.

이 발언 직후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밑도는 등 국제유가는 빠르게 밀렸고 다우지수가 장중 2% 넘게 오르는 등 주식시장도 즉각 반응했으나 이란 측이 곧바로 최근 24시간 동안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됐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란 의회 의장 갈리바프가 트럼프의 발표를 “금융시장을 조작하기 위한 가짜 뉴스”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자, 협상 타결을 기대하며 유입됐던 매수세는 순식간에 리스크 회피성 매도 물량으로 돌변하며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결국 이날의 반등은 시장의 펀더멘털 개선에 의한 전면적인 낙관론이라기보다 극심한 과매도 구간에서 숏커버링(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움직임)이 유입되며 나타난 일시적인 기술적 되돌림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진=연합뉴스

입으로는 '평화', 뒤로는 '장전': 이번에는 다른 변수와 투트랙 전략

다만 이번 국면을 과거와 같은 공식으로만 해석하기에는 차이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이미 에너지 인프라에 발생한 물리적 손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대 최대 공급 차질”로 규정할 만큼 훼손된 시설은 단기간 복구가 불가능하며, 휴스턴 CERAWeek에 참석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경고했듯 중동 인프라 손상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어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복귀하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는 배경에는 유가 폭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유가 상승은 물가 압력을 즉각적으로 높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구체적인 지표로도 나타나는데, 골드만삭스가 유가 충격으로 글로벌 성장률 0.4%포인트 하락을 경고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2026년 물가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로이터 또한 중동발 에너지 충격 탓에 연준이 2026년 내내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에 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결국 트럼프에게도 전쟁의 군사적 승패 못지않게,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인해 금리 경로가 완전히 뒤엉켜버리는 상황 자체가 거대한 정치적·경제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USNI NEWS

문제는 이러한 유화적 발언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군사적 압박이다. 현재 제31 해병 원정대와 제82 공수사단 등 약 9,000명에 달하는 최정예 전력이 중동으로 집결 중인 가운데, 에너지 시설 공격만 일시 유예됐을 뿐 군사 표적과 해군 자산에 대한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말로는 긴장 완화를 시사하면서도 실제로는 군사적 압박 수위를 유지하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사진=Vox

여기에 이란 내부의 이중 권력 구조도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 등 제3국을 통한 예비 접촉만 인정할 뿐 직접 협상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며, 실제 의사결정권은 외교 라인보다 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이 더 큰 구조다.

이란 측이 전쟁 종료 보장과 피해 보상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는 만큼 단기 타결 가능성은 낮다. 결국 정치인의 입보다 군대의 실제 위치와 공급망 복원 속도가 향후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진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항공주인가, AI 방산주인가: 엇갈리는 투자 향방과 구조적 수혜

사진=airportal

이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항공·크루즈주와 AI 방산주로 갈리고 있다. 우선 항공·크루즈주는 유가 하락에 즉각 반응하며 급등세를 보였는데, 이는 연료비 부담 완화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투영된 결과다.

실제 유가 급락 직후 유나이티드항공과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 등 여행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으나, 이들은 지정학적 긴장과 유가 흐름에 직접 노출되어 있어 중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매매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로이터는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여행주 시가총액이 226억 달러 증발했으며, 유가가 5%만 상승해도 아메리칸항공의 이익이 최대 35%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항공·크루즈주는 유가 안정 시 탄력이 크지만 재차 유가가 출렁이는 순간 실적 추정치가 급격히 흔들리는 '변동성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사진=USNI NEWS

반면 AI 방산주는 전쟁 장기화 여부와 무관하게 구조적 수혜 기대를 받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특히 팔란티어(PLTR)는 미 국방부가 ‘메이븐’ AI 시스템을 전군 공식 프로그램으로 격상하고 최근 육군과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단순 테마를 넘어 정책 수혜와 실적 가시성을 동시에 확보한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현재 시장에서는 유가 변동에 취약한 업종보다, 국방 예산과 기술 투자 확대 흐름에 올라탄 AI 방산주 쪽에 스마트 머니가 머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민간 AI 인프라 투자 계획까지 고려하면 국방 AI는 일시적인 전쟁 수혜주가 아니라 정부의 광범위한 AI 육성 기조와 맞닿아 있는 핵심 성장축으로 해석된다.

사진=연합뉴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운명의 지표'들

이런 장세에서 시장 방향을 가늠하려면 정치적 수사보다 실물 지표를 먼저 봐야 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첫 번째 지표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 물동량이다. 전 세계 원유와 LNG의 20%가 지나는 이 핵심 수송로에서 유조선의 이동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협상 기대감도 유가 안정을 담보할 수 없다.

AP에 따르면 이달 1~15일 사이에도 약 90척의 선박과 16척의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했지만, 로이터는 이란 봉쇄 이후 사실상 대부분의 상업 해상 교통이 막혔다고 전했다. 시장이 헤드라인보다 선박 흐름을 먼저 보는 이유다.

둘째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형식이다. 공식 채널을 통해 나온 정제된 메시지와 현장 즉흥 발언은 시장이 받아들여야 할 무게가 다르다. 지금 장세에서는 “무슨 말을 했는가” 못지않게 “어떤 채널에서, 어떤 맥락으로 했는가”가 가격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셋째는 오는 27일 도착하는 미군 병력의 실제 배치 상태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한 미군 제31해병원정대 및 해군 병력 2200여 명이 오는 27일 중동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 작전 구역에 진입할 예정이다.

상륙한 병력이 단순 대기하는지, 아니면 실제 작전 태세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시장이 받아들여야 할 시나리오는 극명하게 갈린다. 병력의 물리적 위치는 현재의 유화 제스처가 협상용 압박인지, 아니면 실제 타격을 위한 시간 벌기인지를 판가름할 가장 확실한 신호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향후 시장 시나리오는 세 갈래로 압축된다.

우선 낙관 시나리오는 제3국 중재를 통해 예비 접촉이 실질 협상으로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과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다. 이 경우 유가는 추가 하락할 수 있고, 지난 23일처럼 항공·크루즈주와 성장주가 함께 반등하는 구도가 재현될 수 있다.

반면 중립 시나리오는 트럼프가 5일 유예를 다시 연장하거나, 협상 진전 없이 완화 메시지와 군사 압박을 병행하는 경우다. 이 경우 유가는 100달러 안팎에서 크게 흔들리고, 증시는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는 이미 시장이 중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연준의 2026년 금리 인하 기대를 한 차례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국면에서는 항공·크루즈보다 AI 방산주처럼 정책과 예산의 지지를 받는 업종이 상대적으로 버틸 가능성이 크다.

가장 경계해야 할 비관 시나리오는 협상 진전 없이 실제 타격이 재개되거나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되는 경우다.

로이터는 맥쿼리가 해협 봉쇄가 4월까지 이어질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충격이 글로벌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봤고, ECB는 이미 2026년 물가 전망을 2.6%로 상향 조정했다. 이런 경우 항공·크루즈주는 직격탄을 맞고, 에너지·방산·국방 AI 관련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연합뉴스

마지막으로 투자자가 놓치지 말아야 할 리스크는 세 가지다.

첫째는 ‘메시지 신뢰도 붕괴’다. 트럼프의 완화 발언이 반복적으로 번복되면 시장은 언젠가 그 말 자체에 덜 반응할 수 있다. 둘째는 ‘에너지 인프라 구조적 손상’이다. IEA와 에너지 업계는 이번 공급 차질을 일시 충격이 아닌 장기 손상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셋째는 ‘IRGC 거부권 리스크’다. 이란 내부에서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외교 메시지가 나와도 강경파가 합의를 뒤집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자산 가격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구조다. 2026년 혼돈의 장세에서 자산 가격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은 뉴스 헤드라인보다, 실제로 움직이는 유가와 군사 배치, 그리고 공급망의 현실이다.

(ㅍㅍㅅㅅ / PPSS ) 이주환 기자 kamchatka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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