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엔 무기 공급 차단 위협
러시아산 경유 수입 조치 두고
공화당 의원들도 반대 성명 동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 에너지 휴전이 즉시 발효된다”며 “양측 모두 합의했다. 이를 위반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여기서 ‘에너지 휴전’은 서로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나로서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하지만 러시아가 동의한다면 우크라이나도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에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의 열병합발전소를 공격하는 등 에너지 시설을 향한 공격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일주일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발전·송전 시설을 200차례 넘게 공격했고, 가스·석유 시설도 17차례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한다. 문제는 러시아도 평화를 원하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12일에는 “현재까지 푸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놓은 대답은 러시아의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에너지 휴전 합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접촉 상대와 방식 등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14일에도 SNS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양측 모두 공격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산 무기 공급 통로를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지난 10~11일 유럽 각국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불응할 경우 정보 공유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관리하는 미국산 무기 조달 체계인 ‘우크라이나 우선요구목록’(PURL)을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산 경유 수입 조치를 두고 미 정치권 내 반발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날 여야 연방 상원의원 6명은 초당적으로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재정적 생명줄을 제공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한 2022년 법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성명에는 공화당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존 커티스(유타) 의원과 민주당의 진 섀힌(뉴햄프셔), 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 의원이 참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푸틴 대통령과 합의했다면서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시장에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하고, 오는 11월 50만t과 이후 100만t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