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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투표용지 247만장 검증 시작에…다시 몰린 올공 시위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 관계자, 사무원, 참관단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 관계자, 사무원, 참관단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올림픽공원 개표소 시위가 특검팀의 현장 공개검증을 계기로 다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특별검사팀(특검)은 첫 공개검증에서 CCTV 및 투표지 상태 등을 파악한다.

투표용지 공개검증을 앞둔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3게이트 앞에선 시위 참가자 10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연신 외쳤다. 북과 드럼통을 두드리며 장단을 맞추는 사람도 있었다.

올림픽공원 곳곳에는 “특검 247만표 검증을 선관위에 맡기지 마라”, “이태한 특검 국민만 보고 가라”, “선관위 특검은 올공 시민의 뜻을 따르라” 등 현수막이 걸렸다.

쌀쌀해진 날씨에 참가자들은 목도리와 장갑, 패딩 차림이었다. 은박지를 몸에 둘러 체온을 유지하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특검이 2-3게이트로 온다고 했다. 거기에서 구호를 외쳐야 한다”며 다른 참가자들을 이동시키기도 했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2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 검증을 위해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들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28분 선관위 특검팀은 투표용지 공개검증을 위해 핸드볼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검증을 지원하는 중앙선관위 직원들과 경찰 인력도 잇따라 진입했다.

같은 날 오전 경찰 기동대는 특검팀의 원활한 진입을 위해 올림픽공원 주차장 및 2-3 게이트 앞을 봉쇄하고 진입로를 확보했다. 게이트 앞에 놓인 텐트와 천막, 매트리스 등을 치우고 가위로 차단막에 붙은 종이 등을 떼어내기도 했다.

시위대는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선관위를 사형하라”, “선관위는 범죄자다” 등을 외치며 휴대폰으로 현장을 찍었다. 일부는 플라스틱 의자 위에 올라 경찰 바리케이드 너머 게이트 쪽을 살폈다. 경찰 저지선에 막혀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선관위 특검 현장 검증에 특검, 경찰, 선관위 등 관계자들이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남동균 기자

현장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특검을 믿지 못하겠다며 검증 이후에도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시위 초창기부터 나왔다는 박정희(70·여)씨는 “검증하는 내부는 못 보더라도 제대로 하는지 보려고 왔다”며 “맨날 말만 하니 못 미더워서 투표지를 가져가는 모습을 내 눈으로 보려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증 이후 분위기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우리 목소리를 전하려면 계속 시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새벽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전모(39·여)씨는 “특검에 애초에 기대가 없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투표지를 옮기더라도 올림픽공원은 상징적인 곳인 만큼 이곳에서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제 해산되더라도 참여자들끼리 계속 뭉쳐 뜻을 모으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충근(75·남)씨도 “특검 현장검증은 면죄부를 받으려는 요식행위이자 면피용으로 느껴진다”며 “믿음이 안 간다”고 비판했다. 장씨는 “오늘 저녁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내일도, 모레도 계속 올림픽공원에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제창했다. “생중계”를 외치며 검증 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현장검증은 투표지 부족 문제가 불거진 6·3 지방선거로부터 147일, 지난 7월2일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입한 지 119일 만이다.

핸드볼경기장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송파구 개표소로 쓰였던 장소다. 그간 봉쇄 시위로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장은 해당 경기장 내부에 그대로 보관돼 있는 상태였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장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부로 들어간 특검팀은 오전 9시부터 송파구 투표지와 현장 CCTV 등 확보에 나섰다. 검증에는 이 특검과 특검보 5명, 소속 검사 등 110여명이 투입된다.

이 특검은 검증에 앞서 핸드볼경기장 안 선거물품 보관 장소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와 이와 관련한 국민적 불신을 잘 알고 있고,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수사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현행 선거 관리 사무의 문제를 개선하고 선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특검 설명에 따르면 특검팀은 물품 보관장소의 CCTV 영상을 토대로 외부 침입 흔적이 있는지 정밀 분석한다. 투표지 상자의 봉인 상태도 확인한다. 전체 수량과 기표 및 인쇄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이상 투표지가 발견되면 따로 분류해 정밀 감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는 1차 감식을 진행할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장비가 투입됐다. 검증 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최종 판단된 투표지는 송파구선관위가 보유한 별도 창고로 옮겨진다.

이번 공개검증에는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력 및 장비도 투입됐다. 서울경찰청은 현장 충돌에 대비해 48개 기동대와 대화경찰 150명, 형사·수사관 300명 등 330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특검은 이번 공개검증에 약 10~15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투표지심사계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한 정치계 인사들도 올림픽공원을 찾아 목소리를 냈다. 장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며 “참관인들이 함께 지켜볼 것이다. 소중한 한 표가 제대로 행사될 수 있기를 바라는 국민들 열망을 특검이 꼭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고 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는 지난 6월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시작됐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투표소가 있는 핸드볼경기장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후 시위는 4달 넘게 이어졌다.

시위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 손실도 불어났다. 경기장 내부에 보관된 국가대표 장비 반출이 막히고, 대한체육회 체육 행정과 연예·예술계 공연 일정까지 멈춰 섰다.

유정민 최희령 기자 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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