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발표 후 미국 SEC에 공모 등록신청서 제출
코스피 등락폭 심해 적정 기업가치 평가 '의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행선지는 결국 미국 증시였다.
2일 톱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토스는 지난달 31일 실적을 발표한 후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를 상장하기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DR은 미국 투자자가 해외 기업의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권이다.
지난달 25일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명실상부한 국내 핀테크업계 '대어'인 토스도 미국 증시 상장 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다.
토스가 미국 증시를 택한 것은 호실적 덕분이다. 토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69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60억원으로 270.3%,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8억원으로 846.7% 급증했다. 창립 이래 2023년까지 누적된 적자기조를 타파하고 튼튼한 수익구조를 확립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토스의 사례는 쿠팡이 '계획된 적자 경영'을 끝내고 막대한 순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던 것과 유사하다. 쿠팡은 규제 이슈로 주가에 악영향을 받긴 했지만 현재 뉴욕 거래소에서 52조원 규모의 시총을 형성하고 있다. 이달 1일 거래대금도 2억81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토스도 증권, 은행 등 한국 금융업 전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점이 미국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는 지난해 말 30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바탕으로 금융 뿐 아니라 광고 및 결제 서비스까지 수익화 효율을 개선했다. 한국 경제인구 다수를 매출로 연결 가능한 고객군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인터넷뉴스서비스업과 게임소프트웨어개발업까지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플랫폼 내 시너지 효과를 더욱 극대화한다는 목표도 내걸고 있다.
미국 증시를 택한 또 다른 이유로는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코스피 시장은 심한 등락폭을 보이고 있는 만큼 토스가 적정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나스닥 시장이 ±2%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는 반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31일 -4.26%, 이달 1일 +8.44%, 2일 -4.47%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1년간 급격하게 올라간 지수가 국제적 분쟁, 유가 등 물가 흐름, 환율 등과 맞물려 조정도 극심한 모습이다.
토스와 비슷한 업을 영위하는 네이버는 이날 기준 19만5800원의 종가를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6.76% 급락했다. 1년 전 주가보다 되레 1.01%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및 핀테크 사업의 성장성이 국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토스 주요 주주가 장기투자 성향의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성이 극심한 코스피는 다소 결이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국내 금융당국은 토스의 국내 상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온 만큼, 토스가 ADR을 통해 먼저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후 한국 시장에 후행적으로 상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토스가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업공개(IPO) 관련 질의에 즉답을 피한 것도 이 같은 복합적인 사정이 얽힌 까닭으로 해석된다.
한편, 토스는 미국 증시 상장 추진과 관련된 질문에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승건 토스 대표. /사진=비바리퍼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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