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테크인사이드] 스마트폰 시장서 사라진 블랙베리...SW로 '화려한 부활'

차량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특별한 경쟁이 없었던 때라 QNX 팀은 실리콘밸리 유력 테크 기업들이 뛰어 들기 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들이 뛰어들자...

[테크인사이드] 스마트폰 시장서 사라진 블랙베리...SW로 '화려한 부활'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아이폰이 나오기전까지 키보드 자판이 달린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했던 블랙베리를 기억하는 이들은 이제 많지 않다. 블랙베리가 아직도 있냐고 묻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많은 이들 기억 속에서는 사라졌지만 회사로서 블랙베리는 여전히 있다. 살아만 있는 수준을 넘어 알게 모르게 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 스마트폰을 팔고 있는 것은 아니다.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지 오래다. 애플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했던 블랙베리는 이후 소프트웨어로 방향을 틀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인 ONX도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시장을 떠나 선택한 경로들 중 하나. 한때 회사 내부에서 별거 아닌 존재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블랙베리를 고수익 회사로 탈바꿈시킨 일등공신으로 부상했다.

ONX는 차량용 OS로 충돌 경고, 사각지대 공지, 적응용 주행  통제(adaptive cruise control) 보행자 탐지, 운전자가 차선에서 벗어날 때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것 등 운전자 지원 기능들을 제공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에서 블랙베리 QNX가 갖는 존재감은 그 어느때보다 크다. QNX는 이미  2억7500만대 가량 차량에 탑재돼 있고, 자동차에 컴퓨터 기능이 늘면서 결코 실패하지 않도록 설계된 단순한 실시간 운영체제인 ONX는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QNX 덕분에 블랙베리 실적도 상승세다. QNX는 현재 블랙베리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블랙베리가 애플 아이폰과 경쟁했던 시절 이후 처음으로 4분기 연속 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QNX 덕분이었다.

지난달 인상적인 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이후 블랙베리 주가는 50% 뛰었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여전히 96% 낮은 수준이지만 회사 측은 부활에 대해  나름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 블랙베리 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블랙베리 이야기는 이제 새로운 성장 스토리"라고 말했다.

블랙베리는 2010년 QNX를 인수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 일환이었다. 하지만 당시 블랙베리는 어떻게 손을 써보기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QNX를 붙이더라도 달라질게 별로 없어 보였다.

이런 가운데 블랙베리로 인수되고 나서 QNX 소속 다수 엔지니어들은 모바일 OS 개발로 업무가 바뀌었고 일부가 남아 계속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된다.

회사도 별로 관심이 없었던터라 QNX 팀은 별다른 간섭을 받지 않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특별한 경쟁이 없었던 때라 QNX 팀은  실리콘밸리 유력 테크 기업들이 뛰어 들기 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들이 뛰어들자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구글은 자체 안드로이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놨고 애플도 자동차 개발을 위해 QNX 엔지니어들을 영입했다. 경쟁이 별로 없을 때 먼저 시작해 확보한 우위만으로 블랙베리가 빅테크들 공세를 버티기는 힘들어 보였다. 아이폰에 밀려 그로기 상황에 내몰렸던 운명이 다시 한번 블랙베리를 덮칠 것 같았다.

이 상황에서 블랙베리는 2014년 다시 한번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인포메인먼트 시스템을 놓고 빅테크들과 경쟁을 벌이는 대신 차량 내부 핵심 소프트웨어에 보다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지금과 같은 차량용 OS의 탄생이었다. 자동차 안에 더욱 깊숙히 들어가는 것 말고 대안은 없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변신 카드는 신의 한수였다. 자동차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블랙베리 QNX는 이제 의료 기기, 산업 자동화, 로보틱스 쪽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QNX 기술은 수술 로봇과 10여개 의료 기기들에도 투입돼 있다.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도 블랙베리가 자동차를 넘어 QNX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죽을 뻔 했던 블랙베리가 사람 생명을 다루는, 안전이 대단히 중요한 하드웨어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