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12일 증권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 돌파를 공식 선언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19억원, 영업이익 1조3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8%, 297% 급증했다. 세전이익도 1조3576억원으로 292% 늘었다. 연 환산 ROE는 29%, 자기자본은 14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제 한국판 로빈후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다.
"10년 전 롤모델 뛰어넘었다"…노무라 시총 9조원 앞질러
실적 발표 직전인 5월 11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 시총은 44조4296억원으로 일본 노무라홀딩스(약 35조6292억원)를 9조원 이상 앞질렀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노무라의 3분의 1 수준이었던 시총이 주가 240% 폭등으로 10년 숙원을 단번에 이뤄낸 것이다. 2016년 KDB대우증권 인수 당시 박현주 회장이 '한국판 노무라'를 목표로 삼은 지 정확히 10년 만이다. 하나금융·우리금융 시총을 넘어 금융·증권·보험주 중 4위에 올라섰고, 지난 6일에는 해외 증권사 인수 소식이 전해지며 신한지주 시총까지 일시 추월했다.
실적의 뼈대는 탄탄하다. 1분기 말 국내외 총 고객자산(AUM)은 660조원으로 3개월 새 58조원이 불었고 5월 10일 기준으로는 776조원까지 174조원이 급증했다. 연금자산은 74조원을 돌파했으며 고객이 직접 운용사를 선택하는 DC·IRP 합산 적립금 36조8000억원은 전 금융업권 1위다. 해외법인도 글로벌 비즈니스 개시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홍콩법인 세전이익 813억원, 뉴욕법인 830억원이었고 해외 전체 법인 세전이익은 2432억원으로 연환산 ROE 14%를 기록했다.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 해외 WM 고객자산은 78조원으로 아시아 전역에 걸쳐 안정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PI 투자에서도 국내외 혁신기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8040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스페이스X 지분 평가이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6월 IPO가 현실화되면 평가이익이 실현이익으로 전환되면서 다음 분기를 또 다른 기록의 분기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미래에셋
"연금·글로벌·디지털 세 축으로"…한국판 로빈후드 전략의 실체
미래에셋증권은 단순 브로커리지 회사를 넘어 자산관리·글로벌·디지털을 결합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대표적인 평가 지표인 연금 AUM 74조원은 은행·보험을 포함한 전 금융업권에서 압도적 선두를 의미하며, 미국 최대 증권예탁결제기관 DTCC의 토큰화 워킹그룹에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합류한 것은 디지털 자산 인프라 경쟁에 본격 뛰어들겠다는 신호다. 코빗 인수와 홍콩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 그리고 웹3 스타트업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까지 더하면 퇴직연금·주식·디지털 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에 연결하는 슈퍼앱 전략의 윤곽이 선명해진다.
여기에 스페이스X 카드가 남아있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2023년 스페이스X와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에 누적 약 4100억원을 투자했고, 이 자산의 평가금액은 작년 말 기준 이미 1조9000억원에 달한다.
6월 IPO가 현실화되면 이 평가이익이 실현이익으로 전환되며 다음 분기를 또 다른 기록의 분기로 만들 촉매가 된다. 스페이스X·xAI 같은 글로벌 혁신기업 선제 투자, DTCC 웹3 인프라 참여, 코빗을 통한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로빈후드가 미국에서 주식·크립토·예측시장을 하나의 앱에 담으며 금융 슈퍼앱으로 진화하는 것처럼, 미래에셋증권은 아시아 14개국 법인 네트워크 위에 웹3와 우주산업까지 포괄하는 자산 클래스 다각화로 같은 그림을 훨씬 넓은 캔버스 위에 그리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10년 전 노무라를 목표로 삼았던 회사가 이제 노무라를 넘어선 자리에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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