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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테크 아리랑] '한국형 AI'는 가능한가, 플랫폼 기업에 달렸다

/ 사진=네이버, 카카오 제공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속 우리나라가... 네이버와 카카오 등 토종 플랫폼들은 자사의 AI 기술력에 한국형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접목해 대규모 데이터를...

[테크 아리랑] '한국형 AI'는 가능한가, 플랫폼 기업에 달렸다

한국의 테크 기업들은 AI라는 거대한 변곡점 앞에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플랫폼과 데이터, 에너지와 지정학이 복잡하게 얽힌 시대 속에서 이들은 어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음 고비를 넘어설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다. 테크M은 창간 6주년을 맞아 한국적 정서를 담은 기획 시리즈 '테크 아리랑' 6편을 게재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격랑 속에서 국내 테크 기업들이 지닌 강점과 한계를 짚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는 여정을 따라가본다. <편집자주>

/ 사진=네이버, 카카오 제공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속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은 어디일까. 거대언어모델(LLM)과 클라우드, AI 반도체 등을 아우르는 AI 경쟁 구도가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기술 및 자본 측면에서 후발 주자기 때문에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 특히 플랫폼 업계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토종 플랫폼들은 자사의 AI 기술력에 한국형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접목해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역으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AI 경쟁력이 단순 기술을 넘어 사용자 간 접점을 좁히는 방향성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네이버, UGC가 '미래 경쟁력'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이용자 중심 서비스를 통해 AI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강력한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의 기반인 블로그와 카페, 리뷰, 플레이스 등을 긴 시간 동안 이용해오며 방대한 데이터를 확충해왔다.

이는 AI가 학습하는데 필수인 데이터가 되면서 더 많은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네이버는 이를 미리 내다봤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의장은 지난해 6월 첫 해외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 설립 현장에서 "투자 규모나 인력 등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지금까지도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싸워왔고 그 싸움에 익숙하다"며 빅테크와의 격차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해진 의장이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했다 / 사진=네이버 제공

이와 동시에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려면 돌멩이 하나를 잘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돌멩이를 잡는 과정이고 돌멩이를 잡기 전에 LLM이나 클라우드 등 기본적인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검색도 처음에 알고리즘 싸움이었지만 결국 다 비슷해지고 데이터를 갖고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AI도 비슷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UGC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이버의 이러한 역량은 '에이전트N'으로 구현되고 있다. 온서비스AI 비전 아래 전 서비스에 AI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네이버는 이를 어느정도 성공궤도에 올렸고, 이제는 버티컬AI를 위주로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고자 한다. 이 맥락에서 탄생한 서비스가 '쇼핑 AI 에이전트'다. 네이버의 AI 쇼핑 애플리케이션인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에 탑재된 서비스로 네이버 이용자의 리뷰와 블로그, 카페 글 등을 바탕으로 제품을 추천해준다. 앞서 선보였던 'AI 쇼핑 가이드'에 비해 한층 더 정밀하게 분석 및 추천해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이는 앞으로 선보일 예정인 'AI탭'과도 연동돼 네이버의 AI 생태계를 더욱 강화해 갈 것으로 기대된다. AI탭은 네이버의 생활 밀착형 검색 에이전트 서비스다. 단순한 정보 검색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상황별로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상반기 중 AI 탭 중 하나인 '건강 에이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건강과 관련된 질문을 이용자가 입력하면 앞서 구매한 영양제 등 이력을 확인하거나 인근 병원 위치 등을 분석하는 등 종합적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는 다양한 서비스와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해 온 만큼 AI에이전트 역시 정보 탐색부터 서비스 간 연결 그리고 실행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연내 선보일 건강 에이전트는 이러한 연결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전국민 앱 발판 삼아 'AI 일상화' 선도

카카오 또한 전국민 앱인 카카오톡과 AI를 결합해 AI 서비스의 일상화를 선도하고 있다. 네이버와는 전략이 다소 다르지만,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AI 접근성을 낮추고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점에서는 결이 같다.

카카오의 대표적인 AI 서비스는 '챗GPT 포 카카오'와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 있다. 챗GPT 포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챗GPT를 탑재한 서비스로 카톡을 이용하던 사용자가 굳이 AI 검색을 위해 챗GPT 앱을 방문하지 않도록 했다. 챗GPT 포 카카오는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AI에이전트인 '카카오툴즈'와의 연동을 통해 접근성을 강화했다. 가령 챗GPT 포 카카오에 '이번주 토요일 점심 할아버지 생신 기념으로 가평에 갈 만한 식당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카카오맵이 관련 정보를 분석해 맞춤형으로 답변해준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사진=카카오

최근에는 이러한 카카오툴즈 서비스를 확대해 AI 활용성을 더욱 강화했다. 올리브영과 무신사, 현대백화점, 삼쩜삼, 마이리얼트립, 사람인 등의 파트너사 서비스가 추가돼 이용자들은 뷰티, 패션, 유통, 여행, 취업 등 생활 전 영역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하나의 채팅창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가 온디바이스AI 형식으로 이용자의 니즈를 먼저 파악하고 관련 답변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카카오의 지향점인 에이전틱AI의 일환으로 대화 맥락 속 일정을 잡거나 할일이 생겼을 때 이를 정리해 '선톡 브리핑' 등으로 알려준다. 이용자가 먼저 일정을 등록하고 정리하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능동적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신아 대표는 "올해 카카오는 유의미한 규모의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에서 AI 서비스를 매일 사용하고 AI 에이전트를 통해 일상에서 보다 편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와 동시에 올해 연말까지 플레이 MCP와 에이전트 빌더를 통해 수많은 외부 파트너들이 카카오의 AI 생태계에 연결될 예정이고, 이를 통해 카카오가 보유한 강점인 대화 맥락을 출발점으로 차별화된 에이전틱 AI의 초기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국내 AI 핵심 인재는? "韓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서비스와 기술력은 글로벌 협력 강화 및 해외 진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피지컬 AI 및 로보틱스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GPU 6만장도 공급 받을 예정이다. 또 엔비디아 경쟁사인 AMD와도 AI 생태계 확장 및 차세대 인프라 협력을 맺고 AI 인프라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외로 인정 받고 있는 네이버의 기술력은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진출했다. 현재 네이버는 사우디 도시의 디지털 트윈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 지도의 3D·VR 지도 서비스는 물론, 이미지·영상 분석 등에 AI가 활용된다.

카카오는 엔비디아, 구글과 기술 협업을 통해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카카오는 오픈AI와 협업을 발표하며 카카오 생태계와 챗GPT 간 결합을 알렸다. 당시 정신아 대표는 "오랜 기간 국민 다수의 일상을 함께 하며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를 선보이는 것이 지금 시대 카카오의 역할일 것"이라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오픈AI와 협력해 혁신적 고객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협업 이유를 밝혔다.

또 카나나 인 카카오톡의 온디바이스AI 활성화를 위해 구글과 협력했다.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 온디바이스AI 서비스가 원활하게 구동될 수 있도록 구글과 최적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플랫폼이 AI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확장에 앞장서면서 한국형 AI를 선도할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 이러한 플랫폼의 기술 개발 및 발전을 저해하는 플랫폼 규제와 데이터 활용 제한, 글로벌 기업 대비 낮은 투자 여력 등이 여전히 걸림돌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AI 경쟁이 속도전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규제 환경이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3대 강국으로 가기 위해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강한 규제와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며 "투자 규모와 인프라 측면에서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있는 상황에 규제까지 더해질 경우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보다 유연한 제도 및 환경이 갖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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