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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터널에 갇힌 카드업계] ② 수익성 악화 고착…조달 버겁고, 결제 주도...

한국 금융시장에서의 카드산업 성장은 자력보다는 과거 IMF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 개방과 함께 침체에 빠진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누구나 편리하게 외상을 할 수 있게 해, 내수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인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터널에 갇힌 카드업계] ② 수익성 악화 고착…조달 버겁고, 결제 주도...

수수료 인하 누적에 조달금리 상승·핀테크 공세까지 겹쳐

한국 금융시장에서의 카드산업 성장은 자력보다는 과거 IMF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 개방과 함께 침체에 빠진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누구나 편리하게 외상을 할 수 있게 해, 내수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인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급격한 카드산업의 성장으로 이른바 카드대란이라는 부작용마저 초래했고, 이후 20여년이 지난 지금 카드업계는 수수료와 관련한 정부 입김으로 인한 실적 감소와 함께 카드사끼리는 물론 새롭게 등장한 결제수단과의 경쟁 등으로 말 그대로 '첩첩산중'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카드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살피고, 향후 카드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를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카드업계의 위기감이 심화되고 있다. 수익성은 구조적으로 악화된 가운데 조달 비용 부담, 대출 규제, 결제 시장 주도권 약화까지 겹치며 업권 전반에 압박이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8억원(8.9%) 감소했다. 카드업계 순이익은 ▲2021년 2조7138억원을 정점으로 ▲2022년 2조6063억원 ▲2023년 2조5823억원으로 감소 흐름을 이어왔다. 그나마 ▲2024년 2조5910억원으로 일시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며 수익 둔화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은 '본업'이라는 말도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12년 적격비용 산정 제도 도입 이후 최대 4.5% 수준이던 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0.4~1.45%까지 낮아졌다. 특히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인 영세·중소 가맹점 비중이 95.8%에 달하면서 대부분의 결제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카드 사용액은 늘고 있지만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 승인금액은 126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고 승인 건수도 3.1%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되려 4427억원 쪼그라들었다.

조달 환경 역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카드사는 예금 기반이 없어 조달 자금의 약 60~70%를 여전채에 의존하는데,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특히 지난 9일 기준 3년 만기 AA+ 카드채 금리는 3.925%까지 뛰어 2024년 2월 이후 처음으로 3.9%대를 웃돌았다. 연초 연초 3.3~3.4% 수준과 비교하면 불과 몇 달 사이 조달 비용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에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나 김치본드 발행 등으로 조달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출 부문도 더 이상 수익 창구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그간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 감소를 보완해왔지만,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카드론 규제, 우량 차주 중심 재편으로 성장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따라 카드사들은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도 부담이다.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총 2조2857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중금리대출은 카드론보다 금리가 낮고 대손 부담은 상대적으로 큰 상품으로 꼽힌다. 취급 규모는 늘었지만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성'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실제 분기별 취급 증가 폭도 지난해 들어 점차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지표마저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올해 1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3134억원으로 전월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상환 불능 차주들이 선택한 대환대출은 1조3438억원에서 1조4244억원으로 6.0% 급증했다. 신규 수요보다 기존 채무 상환을 위한 ‘돌려막기 대출’이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구조다.

리볼빙 이월잔액 역시 1월 말 기준 6조6178억원으로 2023년 말 7조5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중이지만, 여전히 6조원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제 시장에서 입지가 휘청이고 있다는 점도 험난한 카드업계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결제 주도권이 플랫폼 사업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1조10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 증가했으며, 이용 건수도 14.9%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의 시장 비중은 54.9%까지 확대된 반면 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의 비중은 21.5%로 쪼그라들었다. 수수료율이 낮은 상황에서 거래금액까지 감소하는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혁신 결제 수단 대결에서조차 카드업계는 핀테크에 밀리는 모양새다. 핀테크 기업들이 QR·NFC 기반 결제 서비스를 넘어 얼굴 인식 등 생체인증 결제로까지 영역을 넓히는 등 더 쉽고 편한 결제 수단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서다. 단적으로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각각 ‘페이스사인’, ‘페이스페이’를 출시하며 얼굴 인식 결제를 확장하고 있다. 토스의 ‘페이스페이’는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반면 국내 최초로 얼굴 인식 결제 사업을 도입했던 신한카드는 ‘신한 페이스페이’ 서비스를 오는 31일자로 종료하기로 했다.

이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카드사들은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상품 정리를 통해 비용 구조를 조정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가 발급을 중단한 카드는 525종에 달하며, 2024년에도 595종이 단종되면서 최근 2년간 사라진 카드만 1120종에 달한다. 채용 역시 공개채용 대신 인턴십·수시채용 중심으로 축소되며 전반적인 긴축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데이터 기반 사업 확대나 플랫폼 협업, 조달 다변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수익 구조 개선 없이는 상황 반전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누적 영향에 조달금리 상승, 대출 규제, 결제 시장 변화까지 동시에 겹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카드사는 성장 전략보다 비용 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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