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고수급 선수들과의 탁구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 로봇이 등장하며, 피지컬 AI 기술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소니 AI는 22일(현지시간) 엘리트 및 프로 탁구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최초의 자율 로봇 ‘에이스(Ace)’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며 AI 및 로봇공학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에이스는 카메라 기반 시각 센서와 강화 학습(RL), 고속 로봇 하드웨어를 결합한 시스템으로, 공의 위치와 속도, 회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타구를 결정한다.
크레인 형태의 로봇 팔 끝에 라켓이 장착된 구조로, 경기 내내 공을 추적하고 반응하는 과정을 자율적으로 반복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단순 자동화 장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실험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에이스는 10년 이상 훈련을 받은 엘리트 선수들과의 경기에서 총 13경기 중 7승을 거뒀으며, 공식 프로 선수와의 경기에서도 일부 승리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탁구 로봇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는 처음으로 숙련된 인간 선수와 경쟁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탁구는 빠른 반응 속도와 정밀한 동작, 그리고 순간적인 판단이 동시에 요구되는 스포츠로, 피지컬 AI 기술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 분야로 꼽힌다. 에이스는 9개의 카메라와 다중 시각 시스템을 통해 인간의 눈으로는 흐릿하게 보일 정도의 빠른 공 움직임까지 정확히 추적하며, 복잡한 회전과 궤적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에이스는 단순히 공을 받아 치는 수준을 넘어, 상대의 플레이 스타일을 사전에 학습하지 않고도 경기 중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보였다. 감정이나 표정이 없어 플레이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간 선수들에게는 대응이 어려운 점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로봇 기술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환경에서는 정보가 불완전하고 상황이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한 디지털 영역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소니 AI는 "이는 로봇이 실제 세계에서 흔히 즐기는 경쟁 스포츠에서 인간 수준의 전문가급 기량을 달성한 최초의 사례"라며 "AI 및 로봇공학 연구의 오랜 숙원이었던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의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는 로봇이 인간 기록을 앞지르는 등 피지컬 AI의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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