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6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세청의 국세 체납관리단과 세외수입 체납관리단 인원 9000명을 추가 채용하기 위해 무려 2134억 원의 예산이 배정되었기 때문이다. 조세 정의 실현과 체납액 징수라는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이번 대규모 인원 증원과 예산 확대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다.
▶운영 한 달도 안 된 시점, 객관적인 성과 검증 없이 진행된 섣부른 인력 확충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성급함’과 ‘성과 검증의 부재’다. 기존 체납관리단이 운영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어떤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지, 투입된 예산 대비 징수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나 성과 평가가 전무한 상태다.
시스템의 안착과 효율성 검증이 선행되지 않은 채, 2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9000명이라는 인력을 단숨에 늘리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예산 낭비'의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단계적 증원'이라는 기존 국회 본예산 합의 정신을 훼손한 무리한 추진
더욱이 이번 추경안 통과는 본예산 편성 당시의 합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했다. 당초 국회는 본예산 심사 과정에서 체납관리단 인원을 500명에서 400명으로 감축하며 '3년에 걸친 단계적 증원'을 부대의견으로 명시한 바 있다. 이는 행정 조직의 비대화를 경계하고, 운영 성과를 보아가며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입법부의 타당한 제동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시 한마디에 단계적 증원이라는 원칙은 무너졌고, 세외수입 체납관리단을 포함해 1만 명 규모로 몸집을 불리는 무리한 추진이 원안대로 통과되고 말았다.
▶징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일자리 창출용 미봉책 전락 가능성
1499억 원이 투입되는 '세외수입 체납관리단 실태 확인원' 7000명 채용 역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 막대한 예산이 온전히 체납액 징수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통계'를 끌어올리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한지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징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세 체납자와의 마찰, 방대한 인력을 관리·감독하기 위한 막대한 행정 비용 등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단순 인력 늘리기가 아닌 스마트 징수 시스템 구축 및 투명한 검증 촉구
체납된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자 조세 형평성을 지키는 기본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단기적인 인력 투입이나 외형 불리기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고도화되는 체납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분석이나 금융망 연계를 통한 스마트 징수 시스템 등 질적인 인프라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대규모로 꾸려진 체납관리단의 징수 성과와 예산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엄격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다.
성과로 증명하지 못하는 '공공부문 비대화'는 결국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돌아올 뿐이다.
[박영범 세무사 프로필]
박영범 세무사
△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 국세청 32년 근무
△ 국세청 조사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4국 근무
△ 네이버카페 '한국절세연구소'운영
△ 국립세무대학 졸업
박영범 세무사
(sejung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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